다 같은 ‘은행’이 아니네…은행 실적잔치 속 저축銀 ‘눈물’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2. 11. 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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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들이 고금리시대에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비용이 오르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는 탓이다. 금리는 크게 올랐지만 대출할 때 적용하는 최고금리는 오히려 낮아진 상태여서 예대마진도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30일 저축은행 3분기 경영공시에서 자산규모 상위 5개사의 당기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SBI, OK, 한국투자, 페퍼, 웰컴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3분기 총 192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382억원) 대비 19% 줄었다. SBI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796억원으로 업계 1위지만, 전년 동기 995억원에 비해서는 20% 감소했다. 가장 큰 폭으로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페퍼저축은행으로, 1년새 47%나 감소했다. 순이익 하락을 가장 잘 방어한 곳은 OK저축은행이었다. OK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 업계의 순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조달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대출규제로 인해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데, 올해 들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 수신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사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53%다. 지난해 11월 30일 이 금리는 연 2.33%였다. 1년 사이 조달금리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반면 대출 영업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대출총량 규제로 인해 올해 대형 저축은행 기준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14%로 지난해 21%에 비해 엄격해졌다. 대형사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올해 들어 대형사들의 총 대출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계대출의 비중보다 높아졌다. 최고금리 인하도 실적 난항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월 최고금리는 종전 연 24%에서 연 20%로 낮아져 고금리 대출영업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비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대출로 풀어내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 적립 규모도 선제적으로 늘리면서 일시적으로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 총자산은 늘었다. 상위 5개사의 총자산 합은 52조9000억원으로 전년 42조8200억원에 비해 약 24% 늘어났다. 1년 전에 비해 자산이 가장 큰폭으로 늘어난 곳은 페퍼저축은행이다. 지난해 3분기 5조4700억원에서 올 3분기 7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SBI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도 약 28%씩 늘어났다.

저축은행 중 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약 16조9000억원으로 지방은행을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기준 전북은행의 총자산은 22조9000억원이다. 1년 동안 전북은행의 자산이 2조원 늘어났지만 SBI저축은행 자산은 4조원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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