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IN] CEO까지 바꾼 롯데건설 이젠 괜찮나?

윤지혜 기자 2022. 11. 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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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 그룹 계열사로부터 1조 원 넘게 수혈받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개인 사재까지 내놓으면서 진화에 나섰는데요.

롯데그룹 측은 "현금은 충분하다"며 위기설을 잠재우려고 하고 있지만, 롯데건설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시선을 거두지 않는 모습도 감지됩니다.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 현재 정확하게 어떤 상태인지 윤지혜 기자와 얘기해보겠습니다.

윤 기자, 재무 위기가 불거진 롯데건설에 현재 얼마나 자금 지원이 이뤄진 상태입니까?

[기자]

네, 레고랜드 사태와 금리인상 등으로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지 두 달이 됐습니다.

그 기간 동안 롯데건설은 그룹계열사를 동원해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았는데요.

가장 먼저 총대를 멘 곳은 롯데케미칼이죠.

5,800억 정도 자금이 나갔고요.

이외 롯데정밀화학이 3,000억 빌려주고 호텔롯데, 우리홈쇼핑까지 나서면서 총 1조 원이 넘는 계열사 자금이 투입됐습니다.

은행권에서도 '영끌'이 이뤄졌는데요.

하나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각각 수천억 원을 빌렸는데 이때 롯데물산이 자금 보충 약정을 맺었습니다.

롯데건설이 돈을 갚지 못하면 롯데물산에서 부족한 자금을 보충해주겠다는 뜻입니다.

또 일본 미즈호은행에서 3,000억 원을 빌리기 위해 서울에 있는 롯데건설 본사 사옥까지 담보로 잡힌 상태입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개인 돈을 투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신 회장은 지난 19일 사재 11억 7,000만 원을 투입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했습니다.

일본에서 상황을 보고받던 신 회장이 최근 귀국해 선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주요 계열사가 유상증자, 주식 매각 등을 통해 롯데건설에 긴급하게 자금을 투입했고 그룹에 대한 불안한 시선들이 늘어나자, 신 회장이 직접 '소문의 확산' 차단에 뛰어든 것입니다.

롯데그룹 측은 "현금성 자산이 충분해 유동성 위기는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롯데건설 사업장 8곳이 리파이낸싱에 성공하기도 했는데요.

리파이낸싱이란, 사업장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그만큼 자금을 다시 조달하는 걸 말합니다.

예컨대 기존보다 나은 금리 조건으로 재투자 또는 재대출을 받는 식입니다.

지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얼어붙은 상황인데 리파이낸싱이 이뤄졌다는 것은, 회사나 그룹에 대해 아직 상환 능력이 있다고 시장이 해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윤 기자 말씀처럼 자금 재조정도 이뤄졌고, 대규모 자금도 받았으니, 이제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이 됐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그런데 증권, 금융업계 등은 좀 더 지켜보자는 시각이 많습니다. 

아직 연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남아있고, 회사 안팎에서 진화해야 할 불이 있다는 애기가 나옵니다.

자금조달 뿐 아니라 일감을 준 시행사와 재무조정 등 전사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한국신용평가(KIS)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기준 롯데건설 우발채무는 6조 7,400억 원인데, 절반가량인 3조 1,000억 원의 만기가 연말까지 집중돼 있습니다.

만기 연장이나 차환에 실패하면 보유한 현금으로 빌린 돈을 갚아야 하는데, 롯데건설이 자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6,700억 원 정도입니다.

롯데건설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응은 가능하다는 입장인데요.

이미 자금조달과 차환이 이뤄졌고, 롯데건설 보유 현금으로 부족하면 계열사 지원이나 추가 차입 등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은 PF우발채무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지 여부, 다음 달까지 유동성 확보안의 최종 결과 등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신용도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건설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롯데건설이 이렇게 부각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그간 외형 확장에만 집중하느라 리스크 관리가 다소 미흡했던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롯데건설의 PF우발채무 규모는 동일 등급 건설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데, 공격적인 영업 행태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2021년 6월 한국기업평가의 정기평가에서도 관련 우려를 엿볼 수 있는데요.

한기평은 "롯데건설의 PF우발채무 대부분이 6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로 구성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반적인 금융시장 환경에선 차환에 큰 문제가 없으나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롯데건설이 최근 몇 년간 도시정비 등 국내 주택사업, 해외사업 확대 등 성과가 있었지만 결국 하석주 대표가 유동성 위기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는데요.

롯데지주의 박현철 경영개선실장이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했습니다.

롯데건설이 그룹 울타리로 당장의 '한파'를 넘기더라도 지금의 부동산 시장과 주택경기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경영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요.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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