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결국 수도권 규제 못 넘은 반쪽짜리 반도체특별법

입력 2022. 11. 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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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특별법'에서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학과 정원을 늘리는 부분이 제외됐다.

여야는 11월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이런 내용으로 반도체특별법 중 하나인 첨단산업특별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특별법은 일반법의 상위에 있으므로 반도체학과 정원을 늘리는 규정을 반도체특별법에 넣는다고 문제 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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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학과 정원 증원 폐기
지방보호 정치논리에 밀려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무소속)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의원, 양 위원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사진=뉴스1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특별법'에서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학과 정원을 늘리는 부분이 제외됐다.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규제완화를 추진했지만 합의 과정에서 반쪽짜리 법안이 되고 말았다. 여야는 11월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이런 내용으로 반도체특별법 중 하나인 첨단산업특별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증원이 무산된 것은 정부와 야당의 입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여야는 증원 내용이 들어 있는 양향자 무소속 의원 안과 증원 내용이 없는 김한정 민주당 의원 안을 병합심사한 뒤 김 의원 안을 대폭 받아들여 수정했다. 민주당은 지방 소외를 이유로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데 반대해왔다. 이는 수도권 집중을 막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중시하면서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해 대학 정원 변동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편 정부의 주장과 맥락이 비슷했다.

그 대신에 야당은 정원 조정을 통해 반도체학과 정원을 늘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정부와 여당도 동의했다. 결국 규제의 문턱을 넘지 못한 셈이다. 증원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것과 정원 조정은 차이가 있다. 특별법은 일반법의 상위에 있으므로 반도체학과 정원을 늘리는 규정을 반도체특별법에 넣는다고 문제 될 것은 없다.

또 다른 이슈는 반도체특별법안의 다른 하나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들어있는 세액공제 부분인데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양 의원 안은 2030년까지 반도체시설에 투자하면 대기업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기로 돼 있다. 김 의원 안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를 각각 10%, 15%로 10%씩 축소했다. 대기업 특혜이며 '부자감세'라는 이유에서다.

반도체산업 지원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다른 나라들을 보면 우리 국회와 정부가 얼마나 인색한지 알 수 있다. 미국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반도체 투자기업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일본은 우리 돈으로 7조5000여억원 규모의 반도체기업 보조금을 편성했다. 대만은 반도체기업의 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15%에서 25%로 높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유럽연합(EU)도 약 60조원이 투입되는 '유럽반도체법'(ECA)에 합의했다.

경쟁국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려면 그만큼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회와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아직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래서야 우리 기업이 어떻게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나. 기업 간 경쟁에서 한 번 뒤처지면 따라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도와주기는커녕 특혜 시비를 거론하며 기업의 발목을 잡는 야당과 거기에 동조한 현 정부와 여당은 세계 선두인 반도체 산업이 향후 경쟁에서 밀려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를 앞세우는 사이 국가발전은 침체의 혹한기에 빠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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