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조선·타이어 공장 셧다운 임박

박정일 2022. 11. 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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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주들의 집단 운송거부가 일주일을 넘기면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도크와 금호타이어, 그리고 다수의 석유화학업체 공장이 수일내에 가동을 멈출 위기에 몰렸다.

익명을 요청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제철소에서 후판을 배로 운반하는 조선소도 있지만 화물연대 소속 화물 차량에 육상운송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건조 일정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쓰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소용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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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못받아 수일내 중단 불가피
울산·여수 지역상권도 얼어붙어
휘발유·경유 품절 주유소 늘어나
경제지표 악화… 국가경제 위협
화물연대 파업으로 한산한 금호타이어 정문. 연합뉴스

화물차주들의 집단 운송거부가 일주일을 넘기면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도크와 금호타이어, 그리고 다수의 석유화학업체 공장이 수일내에 가동을 멈출 위기에 몰렸다.

이들 업체가 밀집한 울산,여수,광주 등 지방 대도시의 상권까지 얼어붙는 등 화물연대 파업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만2000여명의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지역연관 일자리와 국가 경제 전체를 위협하는 형국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전에 마련해놓은 긴급자재가 일주일 뒤 동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제철소에서 후판을 배로 운반하는 조선소도 있지만 화물연대 소속 화물 차량에 육상운송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건조 일정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쓰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소용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의 금호타이어 공장은 천연고무 등 원재료와 부재료 반입이 중단된 데다가 이번 주말부터는 사전에 확보해 놓은 재고까지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돼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당장 공장 가동에 차질이 발생한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파업이 지난 6월 당시처럼 길어질 경우 생산이나 출하 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다음달 5일까지 물류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일주일이 더 지나면 더 이상 석유화학 제품을 저장할 곳이 없어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석유화학 공정의 특성상 한번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을 위해 상당한 연료 등을 써야 하기 때문에 공정에 따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휘발유와 경유 재고가 동나는 주유소도 늘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휘발유 재고가 떨어진 주유소는 23곳, 경유 2곳, 휘발유와 경유 모두 동난 곳은 1개 등 총 26곳의 주유소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오전 8시 23곳에서 단 6시간 만에 3곳이 추가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자동차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사료협회에 요청해 업종별 피해 현황을 취합한 결과 최소 1조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그렇잖아도 어려운 한국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광공업(-3.5%), 서비스업(-0.8%), 공공행정(-2.3%)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감소폭은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컸다.

화물연대 파업의 직격탄을 맞은 이번달과 다음달의 경제지표는 더 나빠질 전망이다. 특히 시멘트뿐 아니라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산업계 전반의 피해가 커짐에 따라 수출전선에서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들어 11월(20일 기준)까지 쌓인 무역수지 적자만 399억6800만달러 규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생산 측면에서 국제유가 하락과 공급망 완화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수출 감소세와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등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이상현·박한나·김동준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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