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청년작가 3人, 프랑스 파리서 날개 달다

김소현 기자 2022. 11. 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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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욱·박지원·이상균작가 지난 9월 약 2개월간 프랑스 보쉬르센 아뜰리에 파견
지난 10월 중 파리 갤러리 이함서 오픈스튜디오 전시 개최하기도

이응노미술관이 자체 예산을 들여 지역 청년작가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청년 작가 육성 프로젝트는 올해 일곱번째 진행하는 것이다. 지역 청년작가 3명을 선발, 프랑스 파리로 일종의 선진문화 연수를 위한 파견을 보낸 것이다.

파리이응노레지던스 입주작가인 박종욱, 박지원, 이상균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약 2개월간 프랑스 보쉬르센에 위치한 이응노 아틀리에로 파견돼 소위 미술 세계관 확장 등 연수를 진행했다. 이는 지역 청년작가들이 이응노 거장의 발자취를 따라 창작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취지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미술관 측은 설명했다.

특히 10월 중 파리 갤러리 이함에서 오픈스튜디오 전시를 개최해 파리이응노레지던스의 성과를 프랑스 미술계에 폭넓게 소개하는 자리를 가져 현지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2개월간 함께 프랑스에 머물며 보고 배웠다는 세 작가들이지만 각자 느끼는 바는 조금씩 달랐다는게 이들의 평이다. 이번 파견을 통해 자신의 세계관이 확장된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힘 줘 말했다. 2개월 프랑스 파리 곳곳을 거닐며 현지에서 전시를 준비하고 현지 작가들과 교류하는 과정 속 세 작가들이 느낀 점을 들여다봤다.

박종욱 작가의 작품 '컨카머'.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박종욱 작가

◇박종욱 작가 "자연 석회암 이용, 조각 시도"=평소 소재의 물질적 특성을 파악해 이를 활용해 작업하는 박종욱 작가는 파리 곳곳에서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는 작품을 둘러보며 자신의 작업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박 작가는 "한국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하며 누적되는 상박감으로 작업의 방향성과 작가로서의 정체성에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파리이응노레지던스는 반가운 단비와도 같았다"며 "개인 작업실에서 벗어나 낯선 타지에서 겪는 신선한 경험은 물론 이번 파견에 함께 선정된 작가들과 같이 고민하고 작업을 하는 2개월의 시간이 짧지만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0월 15일부터 열흘 간 파리 이함 갤러리에서 진행한 전시에서 방향성에 대한 모색과정을 보여주며 그동안 작가 스스로 성장한 결과물을 내놓았던 점을 스스로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전시를 통해 조각과 드로잉, 미디어 세가지 장르의 전시를 선보였는데, 기존 작업과는 달랐다"며 "프랑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적 특성을 만끽하고자 자연 석회암을 이용해 조각을 시도해 봤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작업 방향성에 대해 깊히 모색할 수 있었고 그 과정이 결과물로 나타나 더욱이 뜻깊다"고 했다.

그는 이번 파견을 통해 보고 배운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신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테오얀센의 전시에 영감을 받은 후 시계태엽을 이용한 작업을 시작으로 현재 감속 모터를 응용한 설치미술 탐구로 이어지고 있다"며 "과학 기초 지식을 탐구해 이를 바탕으로 내년 완성을 목표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의 방향성과 정체성에 고민이 많은 작가에게 적극 추천드린다"고 말했다.

박지원 작가의 작품 '믿음,소망.사랑'.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박지원 작가

◇박지원 작가 "앞으로 활동계획에 대한 상상의 시간"=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관계에 대해 늘 질문하며 작업하는 작가 박지원. 그는 이번 파견을 통해 현지 미술계와 작가들의 생태를 살펴보며 추후 활동 계획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작가는 "프랑스 현지에서 작품을 제작·전시뿐만 아니라 현지 작가들의 생태를 들여다볼 수 있어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조밀한 일정 속 현지의 타 레지던시와 아뜰리에, 신생 갤러리 등을 방문해 작가들과 교류하며 큰 도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볼 수 있었다"고도 했다.

특히 이응노 유족과의 교류는 그에게는 더욱 뜻 깊은 시간이었다.

그는 "고 이응노 화백의 유족분들인 박인경·이융세 작가와의 만남은 따뜻하고도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특히 서로의 작품을 독립된 개체로써 존중하고 이어나가려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드문 가치를 지켜나가는 모습이 오히려 귀감이 됐다"고 했다.

박지원 작가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 제작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그는 "프랑스에서 지내는 동안 아트페어를 비롯해 많은 행사를 통해 풍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아시아 아트페어와 아트바젤에도 한국 작가들이 다수 참가했고 프랑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분간 프랑스의 뜻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 제작에 몰두할 것"라며 "이응노레지던스를 통해 지역작가가 해외에 소개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상균 작가의 작품 '유류 저장 탱크'.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이상균 작가

◇이상균 작가 "꿈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시간"=토목현장 구조물의 냉담함과 힘이 주는 강렬함을 소재로 작업하는 이상균 작가. 그는 이번 파견을 통해 평소 사용한 재료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이 작가는 "현실 조건을 고려해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재료인 유화 대신 보조재료를 가지고 레지던시에 입주했다"며 "또 기존 캔버스 작업의 스케치에 사용하던 먹줄을 전시장 벽면과 유리창에 시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롭게 실험하는 작업을 시도한 결과, 전시공간에서 유연하게 반응하는 결과물이 탄생했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2개월간 지내는 동안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고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그는 "파리에 있는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 외에도 여러 레지던시, 개인 아틀리에 공간들을 방문하고 현지 작가들이 활동하는 미술 현장을 직접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며 "그 순간들은 작가들이 활동하는 생생한 현장과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는 과정에서 서로 공통된 고민과 다른 시각을 공유했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 속 현지의 경험을 기존에 하고 있던 고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험이 앞으로 작업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향후 개인전도 준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번 레지던스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실험했던 작업들을 토대로 앞으로 열릴 개인전을 꿈꾸며 작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경험을 스스로 잘 소화해 작업에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역에서 좋은 작업을 하는 작가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응노레지던시 참여작가들간에 지속적인 교류와 협업, 활동을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레지던시가 더욱 크게 확장 될 수 있을 것"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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