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보다 빛나는 괴테 시

박영서 2022. 11. 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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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그렇게 어리고 아침처럼 고와/ 가까이 보려 서둘러 달려가/ 너무나 즐겁게 쳐다보았네/ 장미화야, 장미화야, 붉은 장미화/ 들에 핀 장미화." 괴테의 시 '들장미'(Heidenroslein) 구절이다.

괴테가 일곱 살 때 새해를 맞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위해 쓴 '1757년이 즐겁게 밝아 올 때'부터 1832년 3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시민의 의무'에 이르기까지의 주옥같은 시들이 시기별로 나누어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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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시선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임우영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

"한 소년이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그렇게 어리고 아침처럼 고와/ 가까이 보려 서둘러 달려가/ 너무나 즐겁게 쳐다보았네/ 장미화야, 장미화야, 붉은 장미화/ 들에 핀 장미화." 괴테의 시 '들장미'(Heidenroslein) 구절이다. 우리나라에서 괴테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희곡 '파우스트'를 쓴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세계 3대 시성(詩聖)'으로 꼽힐 만큼 출중한 시 세계를 자랑한다. 그의 시는 슈베르트의 가곡 '들장미'를 비롯해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멘델스존, 리스트, 브람스 등 수 많은 거장들에 의해 음악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책은 괴테가 83년 생애동안 쓴 시 모음집이다. 전 8권이다. 지난 2014년 12월 기획 이후 약 8년 만에 완성되어 세상에 나왔다. 괴테가 쓴 모든 시를 담은 '괴테 시 전집'은 아니다. 하지만 괴테가 쓴 전체 시의 약 80% 정도에 해당하는 중요한 시를 모두 소개했다. 괴테가 일곱 살 때 새해를 맞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위해 쓴 '1757년이 즐겁게 밝아 올 때…'부터 1832년 3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시민의 의무'에 이르기까지의 주옥같은 시들이 시기별로 나누어 수록돼 있다. 특히 '베네치아 에피그람'과 에피그람 유고들, '크세니엔' '온순한 크세니엔'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완전한 형태로 소개됐다.

한국괴테학회 회장을 지낸 임우영 교수(한국외대)가 번역을 맡았다. 임 교수는 시의 운율과 해학을 살렸으며 자세한 해설과 주석으로 작품을 좀 더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어와 우리말의 언어 차이로 시적 감성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한 그간 번역본들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교수는 "문학은 물론 자연 과학, 정치, 철학, 의학 등 다방면을 깊이 모색했던 그의 삶과 사상이 시 안에 녹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 읽어서는 괴테 시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시를 읽고 스스로 의미를 파악하려 시도한 뒤 해설을 읽고 다시 한번 읽어 보라"고 조언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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