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리고 채권 매도하고… 보험사, 현금 확보 안간힘

유선희 2022. 11. 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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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유동성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험사들이 매입한 RP를 매도한다는 건 현금 확보가 그만큼 시급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28일 진행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는 퇴직연금 자금이탈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기 위해 현재 퇴직연금 계정의 10%로 제한된 차입 한도를 내년 3월까지 적용하지 않고, 보험사들의 유동성 유지 목적 차입에 RP 매도도 포함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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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 매도액 작년 대비 두배 증가
수입보험료보다 지급보험금 많아
금융당국, 유동성 확보 조치 추진

보험사들이 유동성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판매한 보험 상품의 지급 시기가 온데다, 해약환급금도 늘면서 보험금 지급 부담이 커졌다. 보험사들의 자본 조달 상황도 어려워지면서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30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가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보험사 RP 매도액은 올해 1~8월 월 평균 6조8000억원이었으나 9월 9월4000억원, 10월 10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달 24일까지는 1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 평균 매도액이 5조6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RP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발행사가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되는 최장 3개월짜리 단기 채권이다. 보험사들이 매입한 RP를 매도한다는 건 현금 확보가 그만큼 시급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보험사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에는 자본성 증권 발행,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이 있다. 이가운데 그간 비중이 크지 않았던 RP 매도를 급격히 확대하면서까지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수입보험료보다 지급 보험금이 더 많아지면서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비과세 제도가 개선되기 전인 2012년에 대거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보험 만기가 올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저축성 보험 해지가 늘면서 지급할 보험금이 많아졌다. 저축성 보험은 은행 창구에서 가입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대부분 판매되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가 올라 은행 상품과 비교되기 시작하면서 해지가 늘어난 추세다.

저축성 보험이 주요 상품인 생명보험사들의 해지환급금은 지난해 1~8월 17조7327억원에서 올 1~8월 20조2827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생보사들은 저축성 보험의 금리를 연 5%대까지 올리며 자금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금리가 다시 낮아지면 역마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최근 채권시장 경색으로 보험사들이 보유한 국공채, 특수채를 매각하기 어려운데다 흥국생명 콜옵션 행사 지연 등으로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기도 힘든 상황이 겹쳤다. 특히 연말과 연초에 퇴직연금 만기가 집중되면서 자금이 한꺼번에 유출될 수 있는 '머니무브'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 가입 금리에 비해 최근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높은 상품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28일 진행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는 퇴직연금 자금이탈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기 위해 현재 퇴직연금 계정의 10%로 제한된 차입 한도를 내년 3월까지 적용하지 않고, 보험사들의 유동성 유지 목적 차입에 RP 매도도 포함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위지원 한신평 실장은 " 퇴직연금 지급과 관련한 유동성 부담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실제 차입가능 규모는 회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책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는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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