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SK공장 찾아 "게임 체인저"… 韓에 반도체동맹 우회압박
美주도 공급망 참여 유도
日과 2나노 공동 연구나서
TSMC도 美현지생산 눈앞
대만은 소니와 신공장 건립
中은 천문학적 투자로 맞불
설계분야 점유율 23% 전망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위치한 SK실트론CSS의 신공장. 이곳에서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카바이드(SiC·탄화규소) 웨이퍼'를 생산해 북미 전기차용 소재로 공급한다. SK실트론은 지난 2020년 2월 미국 미시간주 오번에 위치한 듀폰 웨이퍼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6000억원)에 인수해 미국 자회사인 SK실트론CSS에 이전했다. 이어 인근 베이시티 지역에 3억달러(약 4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해 신공장을 짓는 중이다. 미국 기업 인수 후 재투자하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사례다.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을 기념해 한미 통상장관이 이곳을 다녀가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SK실트론CSS 미시간 공장을 찾아 "(중국 반도체 공급망에) 더 이상 인질로 잡혀있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과의 반도체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에 자체 반도체 공급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게임 체인저"라면서 "최태원(SK) 회장이 좋은 친구가 됐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백악관으로 최태원 SK 회장을 초청했지만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격리 문제로 벽을 사이에 두고 영상으로 면담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에서 최 회장과의 영상 회담 일화도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500억달러 투자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며 "당시 나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3층에서 아래로 내려올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다'고 했다"며 "나는 3층 발코니에서 최 회장에게 손을 흔들면서 '우리에게 올 거지'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현재 SK그룹은 미국 15개주에 5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2025년까지 2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SK실트론CSS 미시간 공장 방문에서 보듯 반도체 공급망은 '안보자산'의 위치로 격상된 상태다. 반도체 공급이 끊기자 산업 전체가 멈춰 서는 현상을 세계가 눈앞에서 목도했기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산업이 기업 간 경쟁이었다면 최근 몇 년 새 반도체 산업은 국가 간 경쟁으로 확장됐다. 미국 중심의 동맹국들은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선 중국은 '반도체 자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월 미·일 경제정책협의위원회(EPCC)를 열고 2025년까지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는 일본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이 참가한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과 대만을 2나노 공정 기술에서 따라잡겠다는 게 목표라는 해석이다. 일본은 7월 미국 웨스턴디지털에, 9월에는 미국 마이크론에 보조금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일본과 대만 역시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양국은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와 반도체 생산량 증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반도체 협력을 발표했다. 일본은 TSMC 생산공장을 유치하는 한편 반도체 공장과 후공정 분야 연구개발(R&D)센터의 건설 비용을 지원한다. TSMC와 일본 소니가 공동으로 건설 중인 신규 반도체 공장은 2024년 12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도 깊어지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5조9000억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2024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에 맞선 중국 역시 안보 측면에서 반도체 산업에 접근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등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자 반도체 국산화율을 높이는 '공급망 자립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취약 분야인 설계, 소재 분야에 대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중국은 2015년 점유율이 5%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9%로 상승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중국의 점유율이 23%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승진 기자·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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