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잔치' 시중은행과 딴판 고금리에도 저축은행 울상
당국 규제로 조달금리 못견뎌
상위5개사 영업익 19% 감소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시대에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비용이 오르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탓이다. 금리는 크게 올랐지만 대출할 때 적용하는 최고 금리는 오히려 낮아진 상태여서 예대마진도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30일 저축은행 3분기 경영공시에서 자산 규모 상위 5개사의 당기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3분기 총 192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382억원) 대비 19% 줄었다. SBI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796억원으로 업계 1위지만, 전년 동기(995억원)에 비해서는 20% 감소했다. 순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페퍼저축은행으로, 1년 새 47%나 감소했다. 순이익 하락을 가장 잘 방어한 곳은 OK저축은행이었다. OK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4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 업계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조달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대출 규제로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데, 올해 들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 수신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사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53%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연 2.33%로 1년 사이 조달금리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대출 영업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올해 대형 저축은행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14%로 지난해 21%에 비해 엄격해졌다. 대형사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올해 들어 대형사들의 대출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계대출 비중보다 높아졌다. 최고 금리 인하도 실적 난항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월 최고 금리는 종전 연 24%에서 연 20%로 낮아져 고금리 대출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 총 자산은 늘었다. 상위 5개사의 총 자산 합은 52조9000억원으로 전년 42조8200억원에 비해 약 24% 불어났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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