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나에 축구 분풀이·기업인 집앞 GTX 시위…부끄러운 시민의식
한국 축구 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가나에 패한 후 일부 네티즌이 가나인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몰려가 악성 댓글을 달며 분풀이를 하고 있다. 가나 출신 쌍둥이 형제가 한국 문화 관련 영상을 올리는 유튜브 채널인 '가나쌍둥이'에는 경기 직후 '한국을 떠나라' '후진국 주제에…' '등 뒤를 조심할 것' 등의 댓글이 달렸다. 흑인 비하와 구독 취소 협박도 줄을 이었다. 시민의식의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다. 축구는 전쟁이라고 하지만 경기에서 졌다고 상대국 국민을 협박하고 조롱하는 것은 경기 패배보다 훨씬 부끄러운 일이다. 가나인 형제는 "대한민국을 응원하지만, 가나와 한국이 경기할 때는 가나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는 해명 영상을 올렸는데, 이후 2000개가 넘는 '선플'이 달리고, 악성 댓글을 대신 사과한다는 이용자들이 속출한 게 그나마 작은 위안이었다.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앞 시위도 도를 넘었다는 점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GTX-C 노선은 은마아파트 하부를 지나도록 설계돼 있는데,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 설명에도 추진위는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은 1차 우회안 제출에 이어 2차 우회안을 검토 중이었고, 국토교통부도 중재에 나섰지만 추진위는 대화를 거부한 채 주택가에서 확성기를 틀었다. 발파가 아닌 굴착식 공법을 사용하는데도 아파트 외벽에는 '세계 최초 주거지 발파'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위 피해는 GTX와 관련 없는 한남동 거주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내년 2분기 착공해 2028년 1분기 개통하려던 GTX-C 사업이 지연되면 수도권 주민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국가 사업에 막연한 불안감을 확산시켜 방해하는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국토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안전은 중요한 문제지만 정부와 시공사에 안전을 담보할 조치를 요구하면 될 일이다. 기업인 집 앞에서 막무가내 시위로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생각은 후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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