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상민 해임 보류하고 예산 처리 먼저”… 與野 예결소위 마지막 날에 평행선 여전

주호영 “예산안과 해임건의안 따로 처리하는 건 불가능”
오는 1일 與野 원대회동서 재합의 예정

여야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민주당과는) 아마 (서로가) 의견을 좁히는 게 쉽지 않은데, 우리는 해임건의안 처리를 보류하고 예산안 통과를 먼저 하자는 입장”이라며 “(아까 원내회동에서 이야기할 때 민주당과) 서로 평행선을 걷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 원내회동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예산안은 예산안대로, 해임건의안은 해임건의안대로 하자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내년도 예산안·부수법안 심사 ▲이 장관 해임·탄핵 등 주요 현안에서 여야가 충돌하면서 정국이 경색된 것을 해소하기 위해 협상에 나섰지만 간극을 미처 좁히지 못했다. 이에 여야는 오는 1일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추가 협상을 벌이고 오는 2일까지 내년 예산안 등 쟁점들을 해소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보이콧’ 결정 여부에 대해 민주당의 앞으로 행보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은 지금까지 국정조사에서 이태원 참사 원인과 책임 소재, 재발 방지책을 만들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자고 국정조사에 합의했지만, 국정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꺼냈다”며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을 보면서 저희들은 대응하고자 한다.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본회의를 열 안건은 전혀 없는 상황이고, 국회의장께 본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뜻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준을 정하고 국정조사 보이콧을 고려하는 것이냐 되묻자, 주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처리 단계가 여러 단계가 있기 때문에 그 단계를 파악하면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과 예산안을 별도로 분리해서 처리하겠다는 민주당의 논리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매우 복합적인 위기에서 예산이 제때 처리 돼야만 예산안 관련 위기를 불러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임건의안을 내서는 안 되고 처리해서도 안 된다”며 “2일까지 혹은 2일까지는 안 되더라도 빠른 기간 안에 예산안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만약에 해임건의안을 (민주당이 단독) 강행한다면 예산안 처리는 물건너 가고 극심한 정쟁에 빠지는 입장을 계속 갖고 있다”며 “저희는 예산안 처리가 가장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단독 처리할 경우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그런 일이 없었고, (예산을) 삭감하고 나면 세입과 세출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건전재정성을 주장하면서 지출을 줄이자는 입장이긴 하지만, 국가 예산 제도에 비춰봤을 때도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 국회가 필요로 하는 예산을 증액없이 정부 원안대로 하고, 사실상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예산안 처리에 대해 여야 간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아직 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면서도 “양당이 합의하고 정치를 살려야 한다. 의장께서는 예산안을 법정기간 안에 처리하는 게 국회의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야 원내회동에서 해임건의안을 올리지 말지에 대해서는 “(답을 들은 게) 없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