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G워너비 뮤비 찍은 그곳···버추얼 배경 2만개 갖춘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스튜디오

WSG워너비 뮤직비디오 티저 갈무리.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스튜디오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하우스, 미국 도심 거리, 우주 공간, 네온사인 배경···.

지난 7월 공개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WSG워너비12’의 데뷔곡 티저 영상에는 다양한 시공간이 배경으로 흘렀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에 화려한 특수효과를 입힌 듯 보였지만, 사실 티저 영상은 모두 한 곳에서 촬영됐다. 바로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버추얼 스튜디오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30일 버추얼 제작환경을 갖춘 ‘브이에이(VA) 스튜디오 하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연장면을 공개했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가상환경의 실감형 콘텐츠 제작과 실시간 시각효과 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을 뜻한다. 그린 스크린(크로마키 배경)을 사용하지 않고 특수 개발한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에 배경영상을 틀어놓고 촬영한다. 로케이션 섭외, 세트 제작 등의 비용과 시간도 절감되고 장소, 날씨, 시간 등에 구애받지 않는다. 크로마키 앞에서 상상에 의존해 연기·연출을 해야 했던 배우·감독들도 현실 같은 배경 덕분에 몰입하기 쉽다.

고병현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상무는 이날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은 국내 최대 LED 월을 보유한 총 1만5000㎡ 규모의 아시아 최대 버추얼 스튜디오”라면서 “공항·지하철역사 등 현장 섭외가 힘든 곳, 사하라사막 등 직접 가기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곳, 우주·미래도시처럼 비현실적인 공간 등 다양한 버추얼 에셋(배경)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지난 9월 버추얼 에셋 라이브러리 플랫폼 ‘브이 스테이지’를 구축하고 베타 서비스를 공개했다. 3차원(D) 배경 2600개를 포함해 약 2만개를 갖췄다.

이날 시연을 통해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유럽 궁전 무도회장, 태국 대리석사원, 파주 임진각 등 다양한 배경을 소개했다. 사회를 맡은 배우 한예리씨는 “제작진이 원하는대로 배경을 선택해서 촬영할 수 있다는 생각이 기발하다”면서 “촬영현장이 더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고 말했다.

배우 한예리가 30일 브이에이코퍼레이션 기자간담회 사회를 맡아 인사를 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스튜디오를 방문하지 않고도 브이 스테이지 사이트에 접속해 다양한 배경을 선택하고 제작을 의뢰할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최찬 브이 스테이지 팀장은 “촬영 콘셉트에 맞춰 배경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며 “특히 직접 사이트에서 카메라를 설정하고 조명 배치를 미리 해보는 등 제작 환경을 미리 확인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스튜디오 오픈 1년 만에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에서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 이뤄졌다. WSG워너비12 티저 촬영, 디즈니+ 국내 론칭쇼,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 2021’, 배틀그라운드 브랜드 필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서울대작전’ 촬영 등이 진행됐다.

뮤직비디오·쇼·컨퍼런스·광고 등의 제작은 다수 이뤄졌지만 아직 영화·드라마가 버추얼 제작방식으로 전면 제작된 경우는 없다. 그 이유에 대해 김우형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최고융합책임자(CCO)는 “영화 분야는 최상의 퀄리티를 요구하는 영상 콘텐츠이기 때문에 현재 연구개발(R&D)을 통해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제공

현재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은 물론 정보기술(IT)·게임 기업들도 버추얼 스튜디오 제작에 나서고 있다. 최근 메이저 제작사인 CJ ENM은 경기도 파주 복합 스튜디오 단지에 버추얼 스튜디오 시설을 선보였다. SK텔레콤도 지난 6월 경기도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3050㎡(약 930평) 규모로 미래형 콘텐츠 제작소 ‘팀스튜디오’를 마련했다. 게임사 넥슨도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위지윅스튜디오, 엔피 등 4개사와 합작법인을 꾸리고 현재 경기도 의정부에 버추얼 스튜디오를 갖춘 미디어센터를 만들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