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리인벤트 2022] 맥스 피터슨 AWS 부사장 “클라우드 규제 완화, 韓 기업 해외 진출 기회”

라스베이거스(미국)=이소연 기자 2022. 11. 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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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AP로 국내 공공 시장 진출 막힌 해외 클라우드
피터슨 부사장 “국내만 있는 규제로 韓 기업 손해 봐”
해외 클라우드 도입, 세계 통용 기준 만들어야
”과기부 규제 완화 관련 긍정적 신호 보내기도”
맥스 피터슨 AWS 월드와이드 공공부문 부사장이 29일(현지 시간) 'AWS 리인벤트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AWS 제공
외국 클라우드 사업자가 한국 공공시장에 진출한다면, 이는 국내 기업이 한국에서만 적용되는 규제에 매몰되지 않고 해외로 나아갈 수 있는 활로를 개척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은 국제적 표준과 단절된, 고립된 한국 기업 생태계를 만들 위험이 있다.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갈라파고스 규제의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다. 갈라파고스 규제는 국내에서만 있는 국제적 흐름과 단절된 규제를 의미한다. 남아메리카로부터 1000㎞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육지로부터 고립돼 자신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했다. 이 때문에 다른 대륙이었다면 바로 도태될 동물도 갈라파고스 안에서는 생존했다. 이렇듯 한국은 국제 표준과 단절된 독특한 규제를 갖고 있다.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의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입을 막는 CSAP 등급제 역시 업계에선 한국만의 독특한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CSAP는 공공기관에 제공되는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제도다. CSAP는 클라우드 사업자가 민간 기업용 클라우드 서버와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서버의 물리적 망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민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한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사업자는 그간 공공 클라우드 시장 참여가 막혔었다. 해외 사업자는 그간 정보의 민감도와 무관하게 모든 기관에 망 분리를 적용하는 것이 한국만의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해 왔다.

29일(현지 시간) AWS 연례 최대 테크 컨퍼런스인 ‘AWS 리인벤트(re:Invent)’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만난 맥스 피터슨 AWS 월드와이드 공공부문 부사장은 CSAP를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규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AWS에서 전 세계 정부, 교육기관, 의료기관 및 비영리 단체의 클라우드 사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다.

맥스 피터슨 AWS 월드와이드 공공부문 부사장이 29일(현지 시간) 'AWS 리인벤트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AWS 제공

피터슨 부사장은 “CSAP처럼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국가 규제로 인해 한국 기업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더 다양한 세계에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한다면 이는 매우 큰 불이익이다”라며 “외산 클라우드 기업이 한국에 더 대대적으로 도입된다면 한국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은 국내에서만 적용되는 보안 기준이 아니라 유럽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 등 해외에서 통용되는 기준에 맞춰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실제 외산 클라우드 사업자가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WS는 호주 정부가 요구하는 보안 인증도 받은 상태다”라며 “이 때문에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해외 SaaS 스타트업의 경우 ‘국내 따로 해외 따로’ 보안 규정을 새로 준비할 필요 없이 한 번에 해결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AWS 클라우드를 통해 250만명의 ‘인구 조사의 날’ 관련 디지털 서비스를 구축한 호주를 성공적인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또 피터슨 부사장은 CSAP가 과거 한국 스마트폰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막았던 ‘위피(WIPI)’와 매우 유사하다며 둘을 비교하기도 했다. 위피는 2000년대 국내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에 의무적으로 적용됐던 무선인터넷 플랫폼이다. 외국 휴대폰 업체가 한국에 기기를 판매하기 위해선 위피를 반드시 탑재해야 했는데 이는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요소로 비판받았다. 해외 휴대폰 사업자가 단말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국내 소비자만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부착하면서 추가 비용이 들어 국내 시장 진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위피는 국내 기업이 한국 시장에만 안주하게 만든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게임 등 콘텐츠업체가 위피와 호환되지 않는 해외 휴대폰 기기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변환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자금을 소모해야 했다. 이 때문에 자본이 부족한 다수 기업은 모든 콘텐츠를 국내 위피 플랫폼에만 맞춰 개발했기에 이를 해외시장에 팔기 어려웠다.

한편 미국 정부가 자국 클라우드 사업자의 국내 공공시장 진출을 막는 CSAP에 대해 꾸준히 민원을 제기하면서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부 CSAP 완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3등급으로 분류된 CSAP 규제안에서 가장 낮은 등급에 대해선 물리적 망 분리 조건을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당초 지난 10월 말까지 CSAP 등급제 시행을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국내 사업자와 정치권의 반발 등으로 인해 현재 이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피터슨 부사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CSAP에 대해 지속해서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신호를 감지하고 있다”라며 “CSAP 완화 관련된 결정이 ‘너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 측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충분히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답한 것만 봐도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AWS 리인벤트는 11월 28일부터 5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리인벤트는 AWS가 다양한 신규 서비스 및 서비스 활용 사례를 발표하는 세계 최대 규모 개발자 행사로 매년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클라우드 기술과 관련된 IT 기술 전반에 대한 다양한 기조연설, 교육 세션, 기술 전시장 등이 마련된다.

AWS 자사 임원은 기조연설 등을 통해 AWS 신제품과 서비스 등 인사이트를 발표한다. 올해도 아담 셀립스키 AWS 최고경영자(CEO), 피터 드산티스 AWS 유틸리티 컴퓨팅 수석 부사장,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AWS 데이터 및 기계 학습 담당 부사장, 버너 보겔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기조연설을 통해 회사의 최신 기술 트렌드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 유통, IT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 임원진 역시 참석해 기조연설과 다양한 발표 등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사례를 공유한다. 올해도 지멘스, 페라리, 에픽게임즈, 익스피디아 등 글로벌 기업의 주요 인물이 행사에 참여해 AWS와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또 다수 기업은 엑스포에 부스를 차려 자신의 IT 신기술을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이외에도 개발자 등 IT 관계자를 위해 다양한 기술 데모 버전을 소개하는 세션과 IT 관련 정보를 나누는 교육 강연 등이 준비됐다. 올해는 5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국내에선 AWS 고객사인 삼성전자, CJ, 한진, LG CNS, SK에코플랜트, 제페토, 카카오스타일, 쿠팡 등 국내 주요 기업이 현지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한 각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등 행사에 참여한다. 또 AWS의 국내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업체(MSP)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등도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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