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아래로 떨어지면 어쩌지”…집값 하락에 ‘노도강’ 집주인·세입자 모두 불안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2. 11. 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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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뉴타운2단지 33평 매매-전세가 차이 1300만원
매매값 <전셋값 역전 우려도
깡통전세 지난달 사고금액 한달새 40%↑
노원구 도봉구 아파트 단지 모습 [매경DB]
최근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 수준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에 대출 금리가 부담되자 가격을 낮추더라도 손절하려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거주 집이 행여나 ‘깡통전세’(주택담보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주택매매가격의 80퍼센트가 넘는 주택)로 전락하지 않을까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30일 주택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2단지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17일 7억63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작년 6월 같은 주택형의 최고 전세 최고가(7억5000만원)와의 차이가 1300만원에 불과하다.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의 최근 전세 호가는 4억5000만원까지 내려갔다”면서 “신규는 좀 사정이 낫지만, 갱신계약의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3억원 돌려줘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 은 지난 7일 5억6000만원에 집주인이 바뀌었는데, 이 가격도 전세 신고가를 기록한 작년 10월 5억1000만원보다 5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노원구 하계동 하계청구1차 전용 84㎡도 매맷값과 전셋값 격차가 3000만원(매매가 7억1000만원·전세가격 6억8000만원)까지 좁아졌다. 다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가장 저렴한 전용 84㎡가 8억1000만원 정도인 점을 볼 때, 7억1000만원 거래값은 일반적인 거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집값 급등기였던 지난해 서울 외곽지역의 높은 전셋값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한 이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사례가 늘고 있다. 집값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경우 매맷값이 작년 전셋값 아래로 내려가는 ‘역전 상황’이 늘어나고, 결국 전세보증사고 등에 대한 위험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위험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도봉구의 경우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6.99%(한국부동산원 자료) 하락한 데 비해 전셋값은 절반 수준인 3.52% 내렸다. 노원구도 매맷값이 7.19% 떨어지는 동안 전셋값은 4.52% 하락했다.

주택매매가격에 대한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도 오르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8월 62%에서 9월 63.2%, 10월 63.5%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깡통전세 위험 신호로 받아들일 만 한 수치다.

실제 본격적인 집값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금 반환 사고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달에는 사고 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파른 집값 하락세로 매매값과 전셋값 격차 축소로 깡통전세가 늘면서 전세보증 사고금액이 한달 사이 40% 가까이 급증했다.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사고금액은 8000억원에 육박해 연간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금액은 1526억2455만원으로, 9월(198억727만원) 대비 39.8% 늘었다. 전년 동기(527억원)와 비교하면 3배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2013년 9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전세금반환보증상품을 출시한 이후 역대 최대치다. 고점 경신은 지난 7월(872억원)이후 4개월 연속이다. 같은 기간 사고 건수는 523건에서 704건으로 34% 늘었고, 사고율은 2.9%에서 4.9%로 2.0%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보증사고 704건 중 652건(92.6%)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 239건, 인천 222건, 경기 191건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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