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가 머라이어 캐리 뛰어넘는 가수 된 비결

이영애 기자 입력 2022. 11. 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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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는 마치 데스메탈을 하듯 여러 옥타브를 넘나드는 초음파로 의사소통을 한다.

박쥐는 으르렁거리는 듯한 저주파부터 120kHz(킬로헤르츠)의 고주파까지 낼 수 있는 최적의 성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박쥐가 가성대(ventricular folds)를 이용해 저주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엘리만스 교수는 "박쥐는 일반적으로 7옥타브에 걸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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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는 특유의 성대 구조를 이용해 저주파부터 고주파까지 7옥타브의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박쥐는 마치 데스메탈을 하듯 여러 옥타브를 넘나드는 초음파로 의사소통을 한다. 박쥐는 으르렁거리는 듯한 저주파부터 120kHz(킬로헤르츠)의 고주파까지 낼 수 있는 최적의 성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엔 엘리만스 남부덴마크대 생물학과 교수팀은 박쥐가 초음파를 낼 때 후두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해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11월 2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박쥐 5마리에서 후두를 채취하고 박쥐가 소리를 낼 때처럼 공기의 흐름을 만든 뒤 초당 최대 25만 프레임의 속도로 촬영해 성대가 진동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박쥐가 가성대(ventricular folds)를 이용해 저주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성대는 후두의 점막 주름 중 하나로 성대 주름처럼 생겼지만 인간이 정상적으로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를 때는 사용되지 않아 붙여진 이름이다. 일부 데스메탈을 하는 로커들이 가성대를 진동시켜 으르렁거리는 듯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박쥐는 마치 데스메탈 로커처럼 보금자리를 오가며 1~5kHz 범위의 초음파를 만들어낸다.

이들의 소리가 어떤 의미를 표현하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라쎄 야콥슨 남부덴마크대 생물학과 박사후연구원은 "일부는 공격적인 표현, 일부는 성가심의 표현일 수 있다고 보여지지만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곤충을 사냥하는 등 특정한 물체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때 박쥐는 성대막을 진동시켜 최대 120kHz 고주파의 소리를 낸다. 성대막은 진화 과정에서 퇴화돼 인간은 가지고 있지 않은 기관이다. 연구팀은 박쥐의 후두가 구조적으로 고주파 소리를 내는데 완벽히 적응해 있어 빠르게 날아다니는 곤충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콥슨 박사후연구원은 "박쥐는 1000분의 1초 이내에 물체의 모양, 크기, 질감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리만스 교수는 "박쥐는 일반적으로 7옥타브에 걸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3~4옥타브의 소리를 낼 수 있고 인간의 경우 3옥타브 정도다. 머라이어 캐리나 미국 록스타인 액슬 로즈는 피나는 노력으로 4~5옥타브의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박쥐의 보컬 실력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셈이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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