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차세대 '초정밀 유전자 가위' 기술 확보···10년 내 치료제 상용화”

고광본 선임기자 2022. 11. 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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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개의 염기가 선형을 이루는 구조인 DNA 내 특정 유전자를 정확하게 자르거나 편집하는 3세대 유전자 가위(크리스퍼)가 선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배상수(42) 서울대 의대 교수는 기존 유전자 가위의 한계를 극복하고 특정 DNA 염기 하나만 교정할 수 있는 초정밀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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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수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팀]
3세대 '크리스퍼'보다 안전성 높여
시토신 치환 부작용 극복 방안 마련
표적 염기 최대 50배 정교하게 교정
배상수(왼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연구팀과 함께 유전자 교정 연구에 관한 실험을 하며 웃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서울경제]

2012년 4개의 염기가 선형을 이루는 구조인 DNA 내 특정 유전자를 정확하게 자르거나 편집하는 3세대 유전자 가위(크리스퍼)가 선보였다. 1990년 처음 나온 1세대(징크핑거)는 물론 2세대(탈렌) 유전자 가위에 비해 DNA를 정교하게 교정할 수 있다.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UC버클리 교수 등이 2020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것도 이 기술을 개발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리스퍼는 DNA의 이중나선을 절단한다는 점에서 안전성의 우려가 있고 특정 염기서열을 다른 서열로 치환하기에는 효율이 상당히 떨어진다. 대안으로 데이비드 리우 하버드대 교수 연구팀이 2016~2017년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를 개발했으나 역시 완전하지는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배상수(42) 서울대 의대 교수는 기존 유전자 가위의 한계를 극복하고 특정 DNA 염기 하나만 교정할 수 있는 초정밀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보다 안전하고 정밀한 유전자 가위를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한층 진일보한 기술을 내놓은 것이다.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는 표적 DNA의 염기를 다른 염기로 치환할 수 있다. 사용이 간편하고 작동 효율이 높아서 유전 질환 치료나 질병 모델 개발에 유용하게 쓰인다. 배 교수는 “2019년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가 특정 DNA에서 표적인 아데닌(A) 염기뿐만 아니라 주변의 시토신(C) 염기도 같이 바꾸는 부작용을 발견했다”며 초정밀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당시 아데닌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가 특정 조건에서 시토신 염기도 함께 치환한다는 문제점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이후 합리적 설계 방식으로 단백질을 변형시켜 표적 주변 시토신 염기를 거의 치환하지 않으면서 아데닌 염기만을 고칠 수 있는 ‘고성능 초정밀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를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 구조 전문가인 우재성 고려대 생명과학과 교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우 교수팀에서 DNA에 작용하는 아미노산 후보 20여 개를 간추려줬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조합으로 스크리닝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배상수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팀이 웃으면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그 결과 배 교수팀은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아데노신 탈아미노화 효소의 서열과 구조를 분석하고 표적 DNA 염기들과 결합할 수 있는 주요 아미노산을 찾아냈다. 이를 기반으로 30종이 넘는 변형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를 제작해 교정 효율은 높이고 부작용은 현저히 줄인 아데닌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ABE8eWQ)를 개발했다. 배 교수는 “표적 염기를 최대 50배 정교하게 고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안전성도 크게 높였다”며 “다만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를 통해 단일 염기를 치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수 kb의 긴 유전자를 동시에 교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이어 “이렇게 긴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10년 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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