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서훈 구속영장 청구 규탄, 尹 정치 보복 멈춰야"

2018년 4월 27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남북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훈 국가정보원장, 문 대통령,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판문점=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이 30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 보복을 당장 중단하라는 메시지도 냈다.

검찰이 문재인 정부 대북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의 신병 확보에 나서며,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자 임 전 실장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문재인 정부가 조직적으로 조작·은폐했다는 윤석열 정부의 주장은 정치적 망상에 불과하다"며 "정치 보복을 정당화하려는 억지일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감사원을 정치 도구로 삼고, 검찰 권력을 무소불위로 남용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치 보복에 코를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문재인 정부 대응을 문제 삼은 감사원의 감사까지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현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운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지금도 수많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무차별적 압수수색과 소환, 구속영장에 시달린다"며 "국정 운영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거론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골적으로 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든 검찰과 감사원은 지금이 조직의 가장 큰 위기임을 왜 보지 못하나"라며 "갑자기 정치적 후진국이 돼버린 듯한 겨울 공화국 앞에서 국민과 국가, 대한민국 경제의 안위를 묻는다"고 적었다.

임 전 실장의 페이스북 메시지는 지난 8월 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의 형집행정지를 촉구하는 글을 올린 지 3개월 만이다. 당시 임 전 실장은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정 교수의 허리 디스크 문제가 심각하다며 인권 차원에서 수술을 위해 형집행정지에 나서달라 요구했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차피 검찰에 중요한 건 진실이 아니라 전임 정부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비난했다. 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구속됐던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구속적부심이 인용돼 석방된 점을 상기하며 "이 정도면 검찰 수사는 비 올 때까지 계속되는 기우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