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시틀러’ 대자보 감쪽같이 실종…“中, 국내 대학까지 검열하나!”

한상헌 기자(aries@mk.co.kr), 김혁준 기자(kim.hyeokjun@mk.co.kr) 2022. 11. 30. 14: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비판 대자보만 사라져
“누가 떼냈는지 확인 어려워”
30일밤 홍대입구역서 시위도
3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 게시판에 중국 정부와 시진핑 주석을 비판한 대자보가 철거됐다. <김혁준 기자>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우루무치의 봉쇄 지역 화재 사고 관련,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는 국내 대학가의 대자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특히 같은 위치에 붙은 대자보 중 중국을 비판하는 대자보만 철거돼 한국에서도 중국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검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에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시진핑 국가 주석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지난 29일 새벽 철거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익명게시판엔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학생이 “중국인들이 숨기고자 하는 게 있다”며 “그들은 고려대에서도 입을 틀어막고 탄압하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8일 오후부터 내렸던 비 때문에 대자보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지만 다른 대자보들은 멀쩡한 채 반(反)시진핑 대자보만 철거됐다.

철거된 대자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얼굴에 히틀러 콧수염을 합성한 ‘시틀러(Xitler)’ 사진과 ‘#Free china’, 중국 국가 ‘일어나라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들 게시물은 중국의 과도한 검열과 감시를 비롯한 강압적 권력이 사고를 발생시켰다고도 주장했다.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학생회 측은 “후문 게시판은 총학생회가 관리하고 폐쇄회로(CC)TV를 담당하지 않아 누가 대자보를 뗐는지 모른다”며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지는 와중이라 아직 대응이 예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재학생 이 모 씨는 “대자보와 게시물이 떼지고 나서야 중국인 유학생들이 시위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중국 유학생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첫 집회가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걷고싶은거리에선 중국인 유학생 모임이 우루무치 화재 사망자 추모 집회를 연다.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 밝힌 중국인 유학생 김 모 씨는 “단순히 우루무치 화재 사고를 추모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과도한 정책을 비판하러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