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넘버 2~4위의 이탈···우승해야 하는 LG의 답은 4년차 기대주인가

김은진 기자 2022. 11. 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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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채은성이 10월27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회초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LG는 최근 3년 사이 홈런 377개를 쳤다. SSG, NC, KT에 이어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3년간 가장 홈런을 많이 친 LG 국내 타자는 김현수다. 62개를 친 김현수에 이어 오지환이 43개를 쳤다. 채은성은 오지환과 똑같이 43홈런을 기록했다. 유강남(35개), 이형종(27개)이 그 뒤를 이었다.

3년간 LG 팀 홈런의 30%를 친 장타 서열 2~4위의 타자 셋이 내년에는 LG에 없다. 채은성은 한화로, 유강남은 롯데로, 이형종은 키움으로 각각 자유계약선수(FA)가 돼서 이동했다. 김현수와 오지환이 여전히 중심을 지키고 있지만 LG의 장타력에는 3분의1 정도, 작지 않은 공백이 생겼다.

LG에는 ‘거포’라 불릴만한 타자가 없다. 김현수와 오지환도 전형적인 중장거리형 타자다. 2020년 로베르토 라모스(38홈런)를 제외하면 거포 한 명이 없는데도 중장거리형의 비슷한 타자들을 여럿 보유한 덕에 LG는 나름 장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왔다. 이제 그 중 셋이 빠졌다. 대신 새로 보강한 전력은 포수 박동원뿐이다. 역시나 평균 두자릿수 홈런은 치지만 파괴력은 기존 타자들보다 떨어지는 타자다.

결과적으로 LG가 보강할 방법은 새 외국인 타자뿐이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호준 타격코치를 직접 도미니카공화국에 파견해놓은 상태다. 내년 영입할 새 타자는 염경엽 감독의 구상에 맞춰 3순위 정도까지 정해놨지만 개막 이후 교체하게 될 경우 필요한 후보군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례적으로 1군 타격코치를 비시즌에 해외 파견까지 할 정도로, 내년 외국인 타자는 LG의 사활을 쥐고 있다.

그런데 LG는 외국인 타자 영입에 있어 장타력은 배제하고 있다. 현재 계약 최종 작업 중인 타자 역시 올해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장타와는 거리가 있는 단타형 내야수로 전해졌다.

LG는 2020년 구단 역사상 최다 38홈런을 터뜨렸던 라모스가 2021년 실패하고 교체선수인 저스틴 보어까지 최악의 성적을 남기자 외국인 타자 유형을 아예 바꿨다. 올해 리오 루이즈와 로벨 가르시아도 대실패했지만 염경엽 LG 감독이 희망하는 외국인 타자 유형 역시 거포가 아니다. “장타보다 애버리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타자가 반드시 거포일 필요는 없다. 기복 없이 꾸준히 타점 기회를 살려주기만 하면 염경엽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2017년 KIA의 로저 버나디나처럼, 영입할 때 기대하지 않았던 장타를 쏟아내며 새 유형의 타자로 올라서는 경우도 있다. 다만 4번 타자 채은성이 나갔는데 LG는 4번 타자로 기용할 수 있는 타자를 채워넣지 않은 상황이다.

LG가 이미 합격한 이재원의 상무 입대 지원까지 뒤늦게 취소시키는 호들갑을 떠는 이유 역시 당장 장타 보강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4년차가 되는 이재원은 ‘잠실빅보이’라는 별명까지 생겼고 박병호가 홈런 후계자로 기대하고 염경엽 감독도 “눈여겨봤다”고 지목했을 정도로 장타 재능을 갖춘 선수다. 시간을 두고 키우기에 충분한 기대주다. 그러나 당장 내년 우승이 목표인 팀이 운명을 걸기에는 부담이 크다.

올해 포스트시즌 뒤 겪은 과정을 통해, LG의 ‘우승 목표’는 여느 팀과는 달라졌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외치는 데 비해 준비는 약하다. 가진 재능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어린 타자의 군 입대까지 ‘전격 연기’시킨 것은 LG 역시 장타 공백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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