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후손으로 '민권' 헌신한 매키친 美 하원의원 별세

김태훈 2022. 11. 3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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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태어나 평생 민권운동에 헌신해 온 도널드 매키친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29일(현지시간) 대장암 투병 끝에 6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민권운동가이자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다가 민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해 1996년 버지니아주(州) 주의회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고인은 연방 하원의원이 되기 전인 2013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오랫동안 암과 싸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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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투병 끝에… 61세로 타계
바이든 "노동자 위한 투사" 추모

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태어나 평생 민권운동에 헌신해 온 도널드 매키친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29일(현지시간) 대장암 투병 끝에 6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고인을 “평생토록 정의를 좇으며 싸운 투사”라고 부르며 추모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고인은 1961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미 육군 참전용사이자 당시 주독미군 소속이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아메리칸 대학교 학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버지니아 대학교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되었다. 고인은 민권운동가이자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다가 민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해 1996년 버지니아주(州) 주의회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주의회 상원의원(2008∼2017)을 거쳐 중앙 정치 무대로 진출했다.
도널드 매키친(1961∼2022) 미국 연방 하원의원. AP연합뉴스
2017년부터 버지니아주를 대표하는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약해 온 그는 최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4선에 성공했으나, 사망으로 인해 의정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해당 지역구는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한동안 공석으로 남게 됐다.

의정활동을 통해 고인이 추구한 것은 ‘민권’, 그리고 ‘환경’이었다. 일찍이 버지니아 주의회 의원 시절이던 2007년 엘리자베스 2세 당시 영국 여왕이 영국인 이민자의 미국 정착 400주년을 기리는 행사 참석을 위해 버지니아주를 찾기로 하자 고인은 주의회에서 여왕의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에 앞장섰다. 그는 “영국은 미국의 흑인 노예제, 그리고 아메리칸 원주민 학살에 책임이 있다”며 “여왕이 유감을 표명한다면 노예의 후손으로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생명 보호를 위한 총기 규제 강화, 서민들도 저렴한 가격에 병원을 이용하도록 하는 의료 서비스 개혁을 강력히 지지했다. 또 환경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기후변화 억제를 위한 각종 법률안을 제안하고 의회 통과를 주도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SK가 인수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 ‘앰팩’의 생산시설이 들어선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는 고인의 지역구에 해당한다. 2019년 6월 앰팩의 새 생산시설 가동식에 참석한 고인은 “최고 수준의 기술로 피터스버그 지역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축하했다.

고인은 연방 하원의원이 되기 전인 2013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오랫동안 암과 싸워 왔다. 한때 거의 완치했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으나 거듭 재발한 끝에 결국 목숨을 잃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도 성명에서 “내가 대선에 출마했을 때 고인이 초기부터 열정적으로 지지해 준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늘 버지니아의 노동자 편에 서 온 고인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으로 부인 콜렛과 세 자녀가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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