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카리스마 리더십, 몰락한 유망주도 살려낼 수 있을까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2022. 11.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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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슴이라서 안된다. 군대나 다녀와야 조금 달라질까 말까다.”

전직 롯데 출신 한 지도자가 만년 ‘유망주’ 윤성빈(23)을 두고 한 말이었다.

윤성빈은 150km가 넘는 광속구를 던질 수 있는 유망주 투수다.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도 2400rpm을 넘는다. 모두가 욕심을 낼 수 있는 인재지만 누구도 알을 깨주지 못하고 있다.

배영수 롯데 신임 투수 코치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에 대한 롯데의 투자는 눈물겨운 수준이었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즌 중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로 연수를 보내기도 하고 비시즌에는 미국 첨단 투구 시스템을 가르치는 드라이브 라인에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 결국 입대를 선택하기까지 했지만 그 마저도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중에 붕 뜨게 된 윤성빈은 다시 롯데로 돌아왔다.

기대치는 땅으로 떨어진 상황. 하지만 윤성빈을 어떻게든 살려 보려고 애를 쓰는 새로운 지도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롯데 투수들을 조련하고 있는 배영수 신임 롯데 투수 코치가 주인공이다.

마무리 캠프를 이끌었던 박흥식 롯데 수석 코치는 배 코치의 카리스마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의 정성이 투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윤성빈의 성장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다고 이야기 했다.

박 수석은 “배영수 코치가 정말 열정적으로 투수들을 가르쳤다.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윤성빈 같은 선수들은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윤성빈도 군소리 없이 배 코치의 훈련 스케줄을 모두 소화 했다. 앞으로 좋아지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코치는 한 가지 방향으로 선수들을 이끌지 않았다. 뒤에서 수근 거리며 윤성빈을 따돌리지도 않았다. 새가슴이라는 편견 속에 가두지도 않았다.

훈련 방식도 다양화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

사직구장 마운드에서 투구 훈련을 하게 한 것도 그중 한 방법이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조의 마무리 캠프가 한창이던 어느 날,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배영수 투수코치는 “지금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이 시즌에는 이 마운드 위에 얼마나 서겠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질문은 마무리 캠프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었다.

배 코치는 “그라운드 적응력, 그리고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사직에서의 마무리 캠프를 고집했다. 대부분 2군 선수, 그리고 유망주가 많은데 그들이 1년 동안 이 마운드를 얼마나 밟아보겠나. 10번도 안 될 것이다”라며 “지난 40일 동안 우리 선수들은 이 마운드를 엄청나게 밟아봤다. 다른 걸 다 떠나서 그 부분에 만족한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낯설어했다. 이제는 적응한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투수들은 대부분 꽉 막힌 곳에서 운동한다. 그러다가 그라운드에 서면 뒤가 뻥 뚫려 있는 것에 당황하곤 한다. 그런 부분들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라운드 이곳저곳에서 볼을 던지고 받다 보면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알게 된다.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성빈에 대해 공을 들이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배 코치는 “공은 정말 좋다. 패스트볼은 정말 예술이다. 하지만 나머지 것들이 다 잘 정립이 돼 있지 않았다. 하나의 방법으로 목표에 도달하게 하지 않았다. 때로는 네트 스로우를 하고 때로는 앉아서 공을 던지게도 했다. 30가지 정도 방법을 알려준 것 같다. 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처럼 다양한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과 폼에 맞는 훈련법을 찾으라는 의미였다. 처음엔 다소 힘들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나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윤성빈도 많이 좋아졌다. 훈련을 잘 따라왔다. 이제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고 있는 듯하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희망을 보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제 더 내려갈 곳도 없는 윤성빈이다. ‘유망주’라는 표현이 어색할 정도로 무너져 내렸다.

2군에서 9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으니 할 말 다 했다고 할 수 있다.

배영수 코치의 카리스마 리더십은 그런 윤성빈에게 다시 희망의 불빛이 되고 있다.

박흥식 수석의 말 대로 윤성빈이 배영수 코치의 지도로 달라질 수 있을까. 장점을 살려낼 수만 있다면 롯데는 정말 큰 지원군을 얻게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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