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조커, 김민재 선발 제외...벤투는 ‘갑옷’을 벗어라[월드컵 돋보기]

김세훈 기자 입력 2022. 11. 30. 08:52 수정 2022. 11. 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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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국가대표 손흥민이 28일 가나전 도중 팔뚝으로 얼굴을 쓰러내리고 있다. 알라이얀|권도현 기자



감독이 선수명단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부상 선수다. 다친 선수는 뛸 수 없고 뛰어서도 안 된다.

그다음에 고려하는 건 컨디션이 떨어진 선수다. 이 선수는 출전 명단에 넣을 수 있지만, 선발로 내긴 어렵다.

부상, 컨디션 저하 선수를 빼고 남은 선수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 서로 호흡이 맞는 선수, 상호 단점을 메울 선수로 베스트11을 짠다. 이는 아주 상식적인 결정방식이다.

김민재가 28일 가나전에서 상대 공격수를 막다가 넘어지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포르투갈전 한국 멤버는 어떻게 짜야 할까.

우선, 아예 뛰기 힘든 부상 선수를 제외해야 한다. 지금까지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그랬다. 포르투갈전 출전 여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다행스럽게도 어제 황희찬은 전력질주를 시도하며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현재 선발 제외를 검토해야 하는 선수는 김민재(나폴리)다. 김민재는 1차전에서 미끄러지면서 종아리를 다쳤다. 2차전에서는 예상 밖으로 선발로 나서 막판까지 뛰었다. 뛰기 불편한 장면을 수시로 연출했다. 결국, 후반 막판 스스로 손을 들어 교체 의사를 밝혔다.

김민재가 가나전에서 조르당 아유를 태클하다가 쓰러지고 있다. 연합뉴스



황인범(올림피아코스)도 선발명단에서 빠져야 할지 모른다. 황인범은 우리 대표선수 중 가장 많이 뛰었다. 가나전 후반 중반 정우영(알사드)이 빠지자 원 볼란치까지 맡았다. 발을 질질 끄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고 스프린트도 못했다. 그래도 끝까지 뛰었다. 몸이 괜찮아서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빠질 수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팬들이 동의할지 모르지만, 기자는 손흥민(토트넘)도 선발에서 빼는 걸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전보다 가나전 플레이가 더 좋지 않았다. 힘든 모습이 역력했고 파괴력도 떨어졌다. 아무리 슈퍼스타라고 해도 부상이거나 컨디션이 나쁘면 오랜 시간 뛰어도 제기량을 보이기 힘들다. 출전 시간이 증가할수록 경기력은 상대적으로 빨리 떨어진다. 벤투 감독은 ‘현재’ 손흥민을 짧고 굵게 쓰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아마도 조커 활용이 올바른 선택일지 모른다.

손흥민이 지난 24일 우루과이전 직후 그라운드에 주저않은 황민범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감독에게 유럽파란 ‘갑옷’과 같다. 유럽파가 뛰면 승산이 높아진다. 유럽파를 빼고 이기면 영웅이 되지만, 패하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이번에 몇몇 선수들처럼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출전해 다소 부진하면 일부 팬들로부터 과도한 비난도 받는다.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는 1경기 남았다. 한국이 16강에 갈 수도, 못 갈 수도 있다. 16강행 티켓을 위해 치명상을 초래할 수도 있는 위험수를 둬서는 안 된다. 진통제 투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수장이 먼저 결단해야 하는 때다. 진정한 용기는 갑옷을 입을 때가 아니라 벗을 때 생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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