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도 못한 이란 선수들, 고개 숙이고 웅얼거린 국가 제창...팬들은 야유

이인환 입력 2022. 11. 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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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부르는데 고개를 들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

미국 전을 앞두고 세간의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이란 선수단의 국가 제창.

결국 이로 인해서 1차전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했던 이란 선수단은 직전 웨일스와 경기에서는 국가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미국 'CNN'이 직접 "이란 선수들이 국가를 부르지 않으면 정부는 선수 가족을 처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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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도하(카타르), 박준형 기자]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이란과 미국의 경기가 진행됐다.경기에 앞서 이란 대표팀 베스트일레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29 / soul1014@osen.co.kr

[OSEN=이인환 기자] 국가를 부르는데 고개를 들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란은 30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B조 3차전 맞대결에서 미국을 상대로 0-1로 패했다.

이로써 승점 5점(1승 2무)을 만든 미국은 같은 시간 웨일스를 상대로 승리한 잉글랜드(1위, 승점 7점)에 이어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 2위로 진출한 미국은 A조 1위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는 세네갈과 맞대결을 펼친다.

반면 이란은 잉글랜드와 미국 상대로 잡히며 승점 3(1승 2패)에 머무르면서 다시 한 번 16강 문턱서 좌절하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 전을 앞두고 세간의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이란 선수단의 국가 제창.

이란은 지난 9월 한 여자 대학생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의 폭행으로 사망한 이후 민주화 시위가 시작됐다.

집권 세력인 이슬람 원칙 주의자와 그들의 호위 세력인 이란 혁명수비대는 폭력으로 민주화 시위를 저지할 뿐만 아니라 쿠르드족 학살도 거행하고 있다.

[OSEN=도하(카타르), 박준형 기자]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이란과 미국의 경기가 진행됐다.경기 중 이란 축구팬들이 히잡 의문사 당한 마흐사 마흐니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29 / soul1014@osen.co.kr

이란 선수들도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의견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민주화 시위를 지지한 축구 선수를 체포했을 뿐만 아니라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단에도 압박을 가했다.

결국 이로 인해서 1차전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했던 이란 선수단은 직전 웨일스와 경기에서는 국가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여기에 '숙적' 미국전을 앞두고는 이란 정부가 직접 선수들의 가족에게 협박을 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이 직접 "이란 선수들이 국가를 부르지 않으면 정부는 선수 가족을 처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기 시작전 하프 라인에 선 이란 선수들은 침묵 대신 작은 목소리로 국가를 따라 불렀다. 그러나 그들은 국가 제창을 하면서도 당당하게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관중석의 이란 팬들은 국가를 따라 부르는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여러모로 뒷맛이 씁쓸한 장면이었다. 선수들의 기가 죽어서일까. 이란은 앞서 2전(1승 1무)서 모두 웃었던 미국을 상대로 패하며 다시 한 번 16강행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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