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맞지만 기소 못한다?…서일준 의원 ‘무혐의 처분’ 이유는

이대완 2022. 11. 30. 08: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창원] [앵커]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송치된 서일준 국회의원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서 의원이 허위사실을 말한 것은 맞지만, 상대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이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한 건데, 경찰이 혐의를 입증한 사실과 완전히 배치됩니다.

심층기획팀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6·1지방선거 앞두고 국민의힘 거제시장 박종우 후보를 위한 대우조선해양 출근길 지원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를 비방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서일준 국회의원.

[서일준/국회의원/지난 5월 23일 대우조선해양 출근길 유세 중/음성대역 : "3년 전 문재인 정권에서 대우조선 특혜 매각 시도할 때…(중략) 막아달라고 시장실 찾아갔을 때 어떻게 했습니까, 여러분 대표를 경찰에 고발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

경찰은 서 의원 사건이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죄를 성립하는 4가지 요건에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서 의원이 상대측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대우조선 직원들이 많은 출근 시간에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허위 사실을 말했다는 겁니다.

이는 서 의원 발언의 근거가 됐던 대우조선 출신 지인 A 씨의 진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지나가면서 한 말을 서 의원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발언한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검찰은 서 의원이 허위사실을 말한 건 맞지만, '고의성'과 '낙선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서 의원이 국회의원직 상실의 위험을 안으면서까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어색한 점이 있고, 지인 A 씨가 대우조선 내부 사정에 밝아 A 씨의 말을 믿을 만한 사정이 있다는 서 의원 진술 등을 인정한 겁니다.

[정지웅/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 "발언한 사실이 진실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함에도 그러한 확인의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발언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등 고의를 넓게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태도입니다."]

검찰은 또, 당시 지원 유세에 미리 모집된 청중이 없었고, 출근길 직원 숫자가 많지 않았단 점 등을 미뤄 '낙선의 목적'이 없었다고 적시했습니다.

[김태형/변호사 : "조금이라도 후보의 어떤 지지라든가 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면은 (당락의) 목적이 다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유난히 이 사례에서는 (검찰이) 왜 그 부분에 대해서 주관적 요건이 없다고 어색하게 판단하고 있는지는 좀 의문입니다."]

한편, 서일준 의원을 고발한 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회는 공소시효 만료 일주일 앞두고 검찰이 무혐의 처분하면서, 수사 결과에 대해 불복할 기회도 사실상 없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그래픽:김신아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