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날것보다 낡은 '크리스마스 캐럴'… 낭비되는 배우들의 재능

김성현 2022. 11. 3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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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되기로 결심했다'라는 영화의 메인 카피를 충실하게 따라간 것일까? '크리스마스 캐럴'은 괴물 같은 작품의 탄생을 알린다.

오는 12월 7일 개봉을 앞둔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이 오늘(29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영화보다 우리의 현실이 더욱 추악하고 마주하기 괴롭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했더라도, '크리스마스 캐럴'의 연출 방식은 '날것'이라기 보다는 '낡았다'고 보여질 수밖에 없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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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되기로 결심했다'라는 영화의 메인 카피를 충실하게 따라간 것일까? '크리스마스 캐럴'은 괴물 같은 작품의 탄생을 알린다.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의미에서 그렇다.

오는 12월 7일 개봉을 앞둔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이 오늘(29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한겨레문학상 수상자인 주원규 작가의 동명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크리스마스 당일 오전, 물탱크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쌍둥이 동생의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의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를 비롯해 tvN '악마판사' 등을 통해 배우로서의 능력을 입증한 박진영 씨가 발달장애 3급 장애인인 동생 월우 역할과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형 일우 역할로 1인 2역을 맡아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며 공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러닝타임이 131분에 달하는 영화는 처음부터 주인공의 동기를 밝히고 세차게 발돋움을 시작한다.

주인공인 일우는 복수의 대상을 특정 짓고 복수의 이유를 선언하며 빠르게 행동에 나선다. 주저하지 않고 스스로 '쓰레기'가 되겠다고 외치며 맹목적으로 복수를 향해 달리는 박진영 씨의 모습은 마치 맹수처럼 사납다.

대사의 많은 부분이 욕설과 괴성 그리고 짜증과 분노로 채워졌고, 더벅머리를 한 그는 혈흔이 낭자한 상처투성이의 얼굴을 한 채 복수를 향해 지독하게 질주한다. 전에 없던 변신이자 새로운 얼굴의 발견이다.

그러나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된 박진영 씨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끊임없이 주변부만을 맴돌며 한 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1시간 내내 폭력과 가학이 반복되는 사이, 영화는 중심부에 닿지 못하고 표류한다.

감독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에게 복수의 정의를 시작으로 복수의 정당성과 당위 그리고 폭력에 대해 근원적인 고찰을 던진다. 영화 말미에는 신의 존재와 구원에 대한 역설까지 포함해 쉼 없이 질문을 퍼붓는다.

그러나 감독의 수많은 질문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나열되는 폭력적인 이미지와 반전을 위한 반전 속에서 힘을 잃는다.

영화보다 우리의 현실이 더욱 추악하고 마주하기 괴롭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했더라도, '크리스마스 캐럴'의 연출 방식은 '날것'이라기 보다는 '낡았다'고 보여질 수밖에 없다.

문자 그대로 파격적이고 새로운 도전을 한 박진영 씨를 비롯해 장르를 불문하는 연기력을 가진 김영민 씨와 강렬한 존재감의 허동원 씨, 충무로의 주목할 만한 신인이라 불리는 김동휘, 송건희 씨 등 재능 넘치는 배우들이 고군분투했음에도 이들의 노력은 아쉽게 소모됐다고 느껴진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김성수 감독 연출. 박진영, 김영민, 김동휘, 송건희, 허동원 등 출연. 러닝타임 131분. 2022년 12월 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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