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복수로 던지는 약자를 위한 질문…영화 '크리스마스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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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가 성탄절 아침 변사체로 발견되자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일우'(박진영 분)가 겪는 사건을 다룬 영화다.
김 감독은 "복수극에서 늘 피해자가 소외돼 있다"며 "영화에서도 일우는 때려눕힐 힘이 있으니 복수를 하겠다고 나서지만, 힘이 없는 손환이나 월우는 사실 그러지도 못한다"고 약자에게는 너무도 불공평한 현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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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가 성탄절 아침 변사체로 발견되자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일우'(박진영 분)가 겪는 사건을 다룬 영화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후련한 복수극이 펼쳐지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심리적 불편함과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다.
마지막 통화에서 동생이 폭행당하는 소리를 들은 일우는 편의점 폐쇄회로TV(CCTV) 화면 등을 단서로 문자훈(송건희) 등 '일진' 패거리가 범인이라고 추정하고 이들이 있는 소년원에 수용되는 길을 택한다.
하지만 복수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문자훈은 소년원에서도 패거리를 거느리고 있다.
일우는 입소 직후에 이들과 충돌했다가 평소 원생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교정 교사 '한희상'(허동원)에게 걸려 쓴맛을 본다.
같은 소년원에 있는 월우의 친구 손환(김동휘)은 문자훈 일당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가운데 일우에게 동생의 죽음과 관련된 감춰진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동생이 살아 있을 때 기부품을 들고 수시로 찾아왔던 상담교사 '조순우'(김영민)에게 "너는 지금 정상이 아니다"며 복수심에 불타는 일우를 만류한다.
위협을 느낀 문자훈은 돈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철거 깡패 출신 소년원생을 이용해 일우를 살해하려는 계획까지 꾸민다. 그래도 일우는 복수를 포기하지 않는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감지한 조순우는 "산 사람은 살아야지 복수도 못 하고 너만 죽으면 무슨 소용이냐"며 일우를 설득하다 갈등 끝에 협력하는 방향을 택한다.
일우는 감시의 공백이 생기는 '마지막 40분'을 이용한 복수를 계획하고 문자훈과 목욕탕에서 최후의 대결을 벌인다.
영화를 관통하는 불편함의 정체는 김성수 감독의 설명에서 명확해진다.
29일 서울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멋스러운 액션을 찍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폭력"을 보여주려고 했다면서 "통쾌한 것을 의도한 게 아니라 불편한 감정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강자가 약자에게 일방적으로 휘두르는 폭력이 자주 등장하고, 때로는 성적 학대 장면이 묘사되기도 한다.
김 감독은 "복수극에서 늘 피해자가 소외돼 있다"며 "영화에서도 일우는 때려눕힐 힘이 있으니 복수를 하겠다고 나서지만, 힘이 없는 손환이나 월우는 사실 그러지도 못한다"고 약자에게는 너무도 불공평한 현실을 지적했다.
영화 속 일우가 복수를 만류하는 조순우에게 "왜 당한 놈이 용서해야 하는데요"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주원규 작가의 원작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었을 때 일우와 월우로 대변되는 소외당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며 "복수할 힘조차 없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액션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스토리 전개가 느리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약자를 보는 따뜻한 시선과 의외의 결말이 영화를 돋보이게 한다.
박진영이 성격이 완전히 다른 일우와 월우 1인 2역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12월 7일 개봉. 130분. 청소년 관람불가.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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