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부진했다고? 김진수가 없었으면 조규성의 동점골도 없었다

정지훈 기자 2022. 11. 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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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카타르 도하)]


도를 넘은 비난이다. 단 한 순간의 맨 마킹 미스로 엄청난 비난을 받기에는 김진수가 보여준 투혼과 열정이 과소평가되는 것 같아 아쉽다. 김진수가 없었다면, 조규성의 동점골도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승점 1점으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졌지만 잘 싸웠다. 한국은 경기 초반을 주도하며 잘 풀었지만 수비 라인이 뚫리면서 가나에 2골을 내줬다. 그러나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 나상호, 이강인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것이 통했다. 후반13분과 16분 조규성이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비록 한 골을 더 내주며 패배했지만 한국의 저력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사실 가나전 패배에 가장 실망한 것은 선수들이다. ‘캡틴’ 손흥민은 경기 후 눈물을 보였고, 황인범, 황희찬 등 여러 선수들도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도 넘은 비난도 있었다. 손흥민, 김진수, 권창훈, 김승규 등 핵심 선수들을 향한 비난이 선을 넘었다.


특히 김진수에 대한 비난을 보면 단 한 장면이다. 가나의 세 번째 골 장면에서 김진수가 쿠두스의 슈팅을 막지 못했다는 것. 분명 맨 마킹 실수다. 그러나 상황을 자세히 보면 이전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가 헛발질을 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이 흘렀고, 마지막까지 태클을 시도했으나 슈팅을 막지는 못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김진수를 비난하기에는 그가 보여준 경기력, 투혼, 열정 등이 과소평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영국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진수는 평점 7.6점을 받았는데, 이는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이밖에도 다른 영국 매체에서도 김진수를 향해 좋은 평점을 부여했고, 영국 ‘BBC'도 김진수에게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줬다.


김진수는 공수 모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는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며 최대한 크로스를 허용하지 않도록 했고, 좋은 위치 선정을 통해 상대의 패스를 미리 끊었다. 이후에는 과감한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킥력으로 찬스를 만들었다.


김진수가 없었다면 조규성의 동점골도 없었다. 후반 16분 좌측면에서 김진수가 끝까지 공을 쫓아가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줬고, 이것을 조규성이 타점 높은 헤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김진수는 부상과 체력적인 문제에도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량을 가져갔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또한, 경기 도중 입안에 피가 나는 부상에도 참고 마지막까지 뛰었다.


그럼에도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김진수는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진수는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내가 기다린 시간이 있어서 힘든 것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겉으로는 표가 났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이기 때문에 내가 경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지만 정말 간절하게 뛰려고 했다. 그게 오늘 잘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팀에 도움이 됐는지 안됐는지는 그건 잘 모르겠다. 내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이 들어서 그게 가장 속상하다. 오늘 경기를 졌기 때문에 그게 가장 속상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진수는 그 누구보다 월드컵 무대가 간절했다. 2013년부터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백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2014년과 2018년 모두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도 부상이 있었지만 이 무대만을 바라보며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고, 결국 두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김진수는 국가를 위해 한 몸 바쳐 뛰겠다고 했다. 그는 “회복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다 힘든 상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힘들어도 무조건 뛰어야 한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오래 기다렸고 나에게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다. 힘들어도 뛰고 근육이 아파도 기회가 된다면, 감독님께서 내보내 주신다면 여기 있는 선수들 누구나 다 경기장에서 한 몸 바쳐 뛸 준비가 돼 있다”며 강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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