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BTS와 농식품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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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이 직면한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인구절벽에 따른 농식품 소비 감소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구의 절대 감소와 더불어 노령화, 1인가구 증가 등의 요인으로 농식품 소비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농업이 미약하나마 성장세를 보여왔던 것은 소비 확대에 기인한 바가 컸다. 소비 감소는 우리 농업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문제로 지금부터라도 농식품 소비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국내 소비 감소에 대응해 국내산 농산물시장을 확대하는 하나의 방안은 해외 수출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것이다. 농수산식품 수출은 2000년 15억달러에서 2021년 113억5000만달러로 연평균 9.3% 증가해 일반 공산품 수출 증가율을 앞질렀다. 수출 대상국도 전통적인 일본·중국·미국을 벗어나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중동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라면·과자류 같은 가공식품은 물론 딸기·포도·파프리카 같은 신선농산물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깻잎·녹차·소스류 등 신규 품목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케이팝(K-Pop) 같은 한류 확산에 따른 한국 농식품에 대한 인지도 상승이 실제적인 수출 확대로 연결되고 있어 앞으로 우리 농식품 수출 잠재력은 크다고 판단된다.

우리 농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신규 품목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 수출전문조직 육성, 수출 지원체계 확립과 같은 기존 수출 확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한류 열풍을 우리 농식품 홍보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류 중에서도 케이팝은 전세계적으로 전 연령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케이팝 대표주자인 방탄소년단(BTS)은 미국 빌보드를 비롯한 세계 음악차트에서 정상에 올랐고, 음반 판매량과 뮤직비디오 조회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수 등에서도 독보적인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래미상을 비롯한 유수의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케이팝 스타들은 한국 문화 확산은 물론 엄청난 경제적 가치도 올리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BTS가 매년 한국에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케이팝 이외에도 <기생충> <오징어게임> 같은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 최고 권위를 갖는 아카데미상 등을 휩쓸기도 했다. 대중음악·영화·드라마 등 모든 분야에서 한류가 전성시대를 구가하는 셈이다.

한류가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높이는 상황에서 BTS를 비롯한 한류 스타들을 활용한 우리 농식품의 수출마케팅을 전 국가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류 스타들이 한국 농식품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우리 농식품 수출이 많이 증가할 것이고 이는 우리 농업 성장은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국인이 선호하는 음식은 ‘한국식 치킨’ ‘김치’ ‘비빔밥’ ‘떡볶이’ ‘김밥’ 등이다. 이중에서도 한류 스타들이 김치를 중심으로 홍보한다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김치를 수출하는 것은 무·배추·파·고춧가루·마늘·젓갈 등 우리농산물을 수출하는 것으로 농업 생산과 농가소득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류 스타 마케팅과 더불어 농식품 수출업체들도 외국인 입맛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등 수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한류 스타를 활용한 우리 농식품 홍보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농식품부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대통령과 한류 스타들이 함께 우리 농식품을 해외에 홍보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김동환 (안양대 교수·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