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쉼 없는 심장, 안전한 도시를 위해

민귀희 입력 2022. 11. 30. 05:00 수정 2022. 11. 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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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제세동기 야간 이용 어려워
단순히 규정에 따르기 위한
설치 아니었는지 생각해봐야
심폐소생술 교육 반복도 필요
민귀희 동해시의원

지난달 29일 150명 넘는 사람들이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참사가 있었다. 희생자 대부분이 20대라는 점은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더욱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젊은이들은 긴 팬데믹에서 벗어나 행사에 참여했을 뿐이다. 언제나 얼굴을 마주 보고 살을 맞대며 살아온 기성세대들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크고 작은 행사를 즐기지 못했던 글로벌 세대인 20대에게 ‘핼러윈’은 축제였을 것이다. 그들의 삶을 앗아간 재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개선해야 한다. 초기에 대응하고 예방해야 한다.

나는 조산사이고 간호사였다. 삶이라는 긴 여정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해온 현장의 의료인이다. 그 누구보다 많은 삶과 죽음을 보았지만, 이번 참사는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라 기적이다. 촌각을 다투는 현장에서 빠른 판단으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 시민 영웅 모두가 위기에 대응하고 멈춘 심장을 뛰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심폐소생술을 몸에 익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귀한 목숨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와 관련한 우리의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

먼저 심폐소생술 방법과 자동제세동기 사용법조차 잘 모르는 시민이 많을 것이다. 동해시 사례를 보면 심정지 환자는 2018년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총 898명이다. 동해시 인구를 약 10만명으로 계산할 때 100명 중 1명은 심정지가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응급상황에서 소생된 사람은 5년간 31명에 불과하다. 적시에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한 867명이 숨졌다. 비율로는 96.5%다.

지난 11월 16일 강원도민일보 기사를 보면 2021년 우리나라 급성심정지 환자는 3만 3235명으로 인구 10만명당 64.7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101.8명, 강원이 95.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동해시에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된 기관은 총 109곳, 168대다. 막연히 관공서, 공공시설,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디 있는지’, ‘작동이 가능한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필요장소에 설치되어 있는지’,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즉시 적용할 수 있는지’ 등 계속 의문이 남는다.실제로 관공서 등 내부에 비치된 자동제세동기는 야간 이용이 매우 어렵다. 결국 짧고 급박한 순간에 우리는 더욱 많은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즉각적인 대응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모순이 생긴다. ‘즉각적’이란 심폐소생술 골든타임을 말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산소공급을 놓친다면 뇌사로 인한 장애 위험뿐아니라 생존율 역시 감소할 것이다.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언제나 이용가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안전규정에 따르기 위한 설치가 아니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물론 대다수의 심정지 환자가 적시에 심폐소생술을 받는다 해도 사망률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우리는 이를 ‘무의미한 수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작은 비율이 내 가족이라면 단순한 산술적 수치로 치환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그 누구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그 어떤 사람에게도 동일 하다.

심정지 환자 발생 시 당황하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도록 자동제세동기의 완벽한 사용 방법 등 안전교육을 반복·주기적 시스템으로 해줄 것을 관계기관에 건의드린다. 또 구호 장비들의 위치 정보를 명확히 표시해 줄 것도 부탁드린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보장될 수 있도록 개선해 소중한 이들의 심장이 멎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심정지 환자를 소생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과 행동을 격려, 권장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일반 시민의 적시에 적절한 대응은 그 어떤 경우에도 감사하고 존경해야 하는 일이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위대한 일이 미담으로 그치지 않도록 권장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민귀희 동해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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