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own] 다리 출렁, 가슴 철렁… 거창 명물된 ‘양 다리’

거창/김주영 기자 2022. 11. 3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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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승대 출렁다리, 우두산 Y자 출렁다리 이어 개통
지난 25일 경남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출렁다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지난 5일 개통한 수승대 출렁다리에 오르면 신선이 원숭이, 학과 노닐었다는 원학동 계곡과 소나무 숲 등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김동환 기자

지난 25일 오후 경남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출렁다리. 바람이 불자 50m 높이에 매달린 240m 길이 출렁다리가 흔들거렸다. 경남 진주에서 온 관광객 최민형(43)씨는 무섭다는 아내에게 “밑은 보지 말고 저 멀리 산과 계곡을 보면서 걸어 보라”며 다독거렸다. 결국 다리를 건넌 아내 김현주(39)씨는 “하늘과 산, 발 아래로 보이는 계곡물이 너무 예뻤다”며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이라고 했다. 다리 입구에서 출입관리를 하던 근로자 김모(68)씨는 “바람이 많이 불 땐 덩치가 산만 한 남자도 도중에 돌아오곤 한다”며 “한번 건너보면 어디서도 보기 힘든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일 개통한 수승대 출렁다리는 19일 만에 관람객 2만4540명이 찾았다. 앞서 2020년 10월 개통한 거창군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는 주말 하루 최대 2만명이 찾는 관광지가 됐다. 올해만 지난 23일까지 38만8400여 명이 찾았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을 15개 보유한 거창군이 출렁다리 등 산악 관광을 앞세워 관광객 유치에 본격 나서고 있다. 거창군은 출렁다리 외에도 휴양 등을 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을 만들어 산악 관광객 연간 1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 2020년 10월 개통된 거창군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모습. 출렁다리를 Y자형으로 만든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김동환 기자

◇수승대 출렁다리 5일 개통…19일 만에 2만5000명 찾아

남덕유산(해발 1507m), 무룡산(1492m), 금원산(1353m) 등 해발 1000m 넘는 산 15개가 병풍처럼 둘러싼 분지인 거창은 예부터 산 깊고 물 맑은 고장이었다. 거창의 대표 관광지인 수승대(搜勝臺)는 이런 면모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수승대는 원학동(猿鶴洞) 계곡 한가운데 있는 거북 모양의 화강암 바위다. 거북 바위 주변으로 소나무 숲과 계곡, 정자인 요수정 등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다. 근대 이후로 거북 바위 일대가 수승대로 불린다. 2008년 12월 명승으로 지정됐다.

최근 이곳에 출렁다리가 놓이면서 관광객 발길이 늘고 있다. 출렁다리 개통 전인 지난 10월 3주간 주말 6일 동안 수승대를 찾은 방문객은 총 4020명이었으나, 개통 후인 지난 5일부터 3주간 주말 6일 동안 방문객은 4720명으로 늘었다. 거창군은 출렁다리부터 거북바위, 명승 용암정 등을 잇는 ‘무병장수 둘레길’도 지난 5월 만들었다. 내년에 구간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차로 40분 거리인 가조면 우두산(해발 1046m)에 있는 Y자형 출렁다리도 인기다. 2020년 10월 개통한 우두산 출렁다리는 높이 60m, 길이 110m다. 출렁다리를 Y자형으로 만든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해발 600m 지점에 있는 암봉 2곳과 암반 1곳 등 3곳에 다리를 걸쳐 우두산의 풍광을 살리면서도 75㎏ 남성 800명의 무게를 버티도록 설계됐다.

지난 25일 찾은 우두산 출렁다리에는 관광객들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 용인에서 회원 30여명과 왔다는 김장호(75) 녹색산악회장은 “관광버스 기사가 추천해서 왔는데 나무 계단 등 시설이 잘 돼 있어 70대 회원들도 너끈히 올라 왔다”고 했다. 경북 경주에서 친구들과 온 박특순(74)씨도 “출렁다리 위에서 보니 옥색 계곡과 산세가 아름답다”며 “힘들게 계단을 오른 보람이 있다”고 했다.

◇산악 관광·휴양 산업 발전시켜 관광객 연 100만명 목표

거창군은 우두산에 278억원을 들여 출렁다리를 포함해 휴양림인 치유의 숲과 숙박시설인 숲속의 집, 숲속 도서관 등을 갖춘 산림치유센터도 만들었다. 센터에선 전문 산림치유사들이 명상, 반신욕, 온열찜질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 연말까지 치유 프로그램 예약이 꽉 찼다. 주변으로 휠체어, 유모차도 다닐 수 있는 1.4㎞ 길이 산책로도 만들었다.

군은 또 우두산 관광지 주변에서 마을 주민들이 농사 지은 버섯, 사과, 산나물 같은 특산물을 팔도록 하고 있다. 우두산 관광지 내에선 특산품을 활용해 만든 식품과 화장품, 세제 등 가공품도 판다. 심효선 거창군 산림과 주무관은 “관광객 1명이 2만원만 쓰고 가도 30만명이면 6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며 “관광은 거창의 농산물과 임산물을 알리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거창군은 감악산(해발 952m) 정상 주변도 2017년부터 관광지로 키우고 있다. 이곳 일대 5ha에 명상과 산림욕 등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해 ‘항노화 웰니스 체험장’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올해 18만명이 찾았다. 거창군은 내년에 이곳에 10억원을 들여 별자리 관측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 등을 만들 계획이다.

군은 또 고제면에 건설 중인 ‘빼재산림레포츠파크’를 내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457억원을 들여 10년 만에 완공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1인용 롤러코스터를 타고 산 속에 깔린 레일 1.5㎞ 구간을 내려오는 ‘마운틴코스터’와 곡선으로 집라인을 타고 내려오는 ‘집코스터’, 10m 높이에 올라가 숲을 조망할 수 있는 ‘트리탑’ 등의 레저 스포츠 시설을 조성한다. 숙박시설과 오토캠핑장, 야외물놀이장도 갖출 계획이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거창은 면적의 75%가 산악 지역”이라며 “산을 활용한 산악 관광과 휴양 산업을 발전시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창=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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