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의 품격[이정향의 오후 3시]
이정향 영화감독 2022. 11. 30.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2008년 대선을 실제로 다룬 TV 영화다.
2007년 여름,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은 같이 선거를 치를 러닝메이트(부통령)를 정하다가 난관에 부딪힌다.
정치적 경륜이 짧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혜성처럼 등장해 인기몰이를 하자 매케인의 선거캠프는 초조해진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미국 해군제독을 지냈으며, 매케인도 해군 소속으로 전투기를 몰았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8〉 제이 로치 ‘게임 체인지’
미국의 2008년 대선을 실제로 다룬 TV 영화다. 2007년 여름,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은 같이 선거를 치를 러닝메이트(부통령)를 정하다가 난관에 부딪힌다. 그는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지지와 공격을 동시에 받는 자칭 중도이기에 그가 원하는 부통령 후보도 같은 부류였다. 선거캠프의 참모들은 공화당의 지지 세력들이 반발할 거라며 극구 반대한다. 정치적 경륜이 짧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혜성처럼 등장해 인기몰이를 하자 매케인의 선거캠프는 초조해진다. 40대 때부터 줄곧 국회의원을 지낸 71세의 매케인이 오바마보다 국정 경험은 더 많은데도 부시 정권에 식상한 국민들은 젊고 새로운 인물을 원했다. 매케인의 참모들은 이 물결에 편승하고자 알래스카 주지사인 세라 페일린을 데려온다. 소위 ‘듣보잡’인 그녀를 신선함으로 포장하며 신상 검증도 제대로 안 한 채 성급히 부통령 후보로 확정한다.
매케인 집안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미국 해군제독을 지냈으며, 매케인도 해군 소속으로 전투기를 몰았다. 베트남전에서 큰 부상을 입은 채 5년 반 동안 포로로 지냈지만, 적군들이 그의 아버지에게 아들을 석방시켜 주겠다며 협상을 요구하자 매케인 부자는 거절했다. 심지어 아버지는 아들이 하노이에 억류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그곳에 폭격을 강화하라는 본부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 매케인은 베트남전의 부상으로 평생 통증에 시달렸다. 이런 그의 신조는 ‘Country first(국가가 먼저다)’. 국가가 전쟁에서 지는 걸 보느니 내가 선거에서 지는 게 낫다며 자신의 영달을 고집하지 않았다. 또한 선거에서 상대를 비방하는 걸 극도로 자제했다. 지지자들이 라이벌인 오바마를 비난할 때면 오히려 오바마를 옹호했다. 하지만 러닝메이트인 페일린은 국내외 정세에 너무나 무지했고 그 결과 매케인은 수많은 지지자를 잃었다. 선거캠프는 부통령감을 찾은 게 아니라 선거에서 이길 이미지만을 찾았다. 매케인은 오바마에게 패배한다.
요즘 정치인들을 보면 내가 더 똑똑한 것 같은 착각이 자주 든다. 앞뒤가 안 맞는 궤변을 당당하게 늘어놓는 그들은 억지를 부려도 지지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으니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킬수록 지지도가 올라간다. 우리는 어떤가? 그 말의 진위보다 그가 우리 편인가 아닌가부터 따진다. 거기에 따라 진위를 결정한다. 우리가 그들을 길러냈고, 그 대가를 치르는 것도 바로 우리다.
대선 패배를 수락하는 연설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받아들이고 따라 주기를 간곡히 부탁하는 매케인. 그는 품격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정치가였다.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서라면 나라가 망하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 지금의 정치인들…. 매케인이 본다면 뭐라고 할까?
매케인 집안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미국 해군제독을 지냈으며, 매케인도 해군 소속으로 전투기를 몰았다. 베트남전에서 큰 부상을 입은 채 5년 반 동안 포로로 지냈지만, 적군들이 그의 아버지에게 아들을 석방시켜 주겠다며 협상을 요구하자 매케인 부자는 거절했다. 심지어 아버지는 아들이 하노이에 억류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그곳에 폭격을 강화하라는 본부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 매케인은 베트남전의 부상으로 평생 통증에 시달렸다. 이런 그의 신조는 ‘Country first(국가가 먼저다)’. 국가가 전쟁에서 지는 걸 보느니 내가 선거에서 지는 게 낫다며 자신의 영달을 고집하지 않았다. 또한 선거에서 상대를 비방하는 걸 극도로 자제했다. 지지자들이 라이벌인 오바마를 비난할 때면 오히려 오바마를 옹호했다. 하지만 러닝메이트인 페일린은 국내외 정세에 너무나 무지했고 그 결과 매케인은 수많은 지지자를 잃었다. 선거캠프는 부통령감을 찾은 게 아니라 선거에서 이길 이미지만을 찾았다. 매케인은 오바마에게 패배한다.
요즘 정치인들을 보면 내가 더 똑똑한 것 같은 착각이 자주 든다. 앞뒤가 안 맞는 궤변을 당당하게 늘어놓는 그들은 억지를 부려도 지지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으니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킬수록 지지도가 올라간다. 우리는 어떤가? 그 말의 진위보다 그가 우리 편인가 아닌가부터 따진다. 거기에 따라 진위를 결정한다. 우리가 그들을 길러냈고, 그 대가를 치르는 것도 바로 우리다.
대선 패배를 수락하는 연설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받아들이고 따라 주기를 간곡히 부탁하는 매케인. 그는 품격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정치가였다.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서라면 나라가 망하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 지금의 정치인들…. 매케인이 본다면 뭐라고 할까?
이정향 영화감독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화물연대, 업무명령 거부… 지하철도 오늘 파업
- [송평인 칼럼]민주화 이후의 대통령들은 다 실패했다
- [단독]尹대통령, ‘이상민 장관 사퇴’ 건의에 “민주당 같은 소리 하냐”[중립기어 라이브]
- 野 “해임안 거부땐 이상민 탄핵”… 대통령실 “해임안 내면 국조 거부”
- 野 “공영방송 이사 늘리고 시민단체 등서 추천”… 방송법 개정안 단독처리에 與 “영구장악
- “경기전 피아노곡 들으며 골 벼른다”
- 한국, 포르투갈에 무조건 이기고 우루과이와 가나 경기 지켜봐야
- 해외로 팔린 특허, 한국기업에 ‘부메랑’으로
- 서훈 文정부 靑안보실장, ‘서해피살’ 관련 구속영장
- [르포]中공안, 행인 검문하며 시위 봉쇄… 기자 취재사진도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