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90] 세상은 거짓을 정치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야. 하지만 우리까지 그 거짓말을 믿어야 할까? 자네는 내가 천치라고 생각하나? 나는 길고도 위험한 인생을 살아왔어. 그런데도 나는 정상에 있지. 자네, 정치가 무엇이냐고 물었지? 정치가는 대중을 향해 말한다네. 당신들이 바로 권력이라고. 그러면 그들은 우리에게 투표하는 거야. 그들은 우리의 패배에 울고 우리의 승리에 기뻐 웃지. 결코 정치를 우습게 보지 말게나. - 하워드 패스트 ‘스파르타쿠스’ 중에서
‘현 야당 대표에게 지분이 있다고 들었다’는 대장동 사업 비리 관련 증언에 대해 민주당은 ‘황당무계한 시나리오’라고 반격했다. 이에 증언자는 ‘지어내 말한 거라면 내가 작가’라고 맞받아쳤다. 당 대표는 떳떳하다는 듯 ‘털어보라, 쇼하지 마라, 창작 능력이 형편없다’고 조롱했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를 외치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집단 운송 거부가 계속되면 시멘트와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주요 국가 산업의 발이 묶이고 경제가 멈춘다. 정부는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복귀를 설득하는 한편, 파업에 동참하는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반면 야당은 정의의 편, 서민의 편인 듯 그들의 주장과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기원전 70년경에 실제 일어났던 노예 반란을 그린 ‘스파르타쿠스’에서 노련한 원로 정치인 그라쿠스는 권력이 거짓말의 유산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정치란 평등과 자유와 인권이 대중에게 있다는 거짓을 끊임없이 속삭이는 일이다. 그러면 시민은 알아서 귀족과 정치인을 배 불리고, 노예를 죽이는 데 앞장서고, 노예보다 못한 삶을 살면서도 민주시민이라는 자부심에 빠져 정치인의 이익에 헌신한다.
경제가 먼저냐, 노동자가 우선이냐, 정치는 늘 문제를 던지고 싸우고 사회를 분열시킨다. 뇌물을 받았다, 룸살롱에서 놀았다, 오드리 헵번을 흉내 냈다, 자극적인 의혹도 제기한다. 맞든 틀리든 한쪽은 거짓이니 연기력도 뛰어나야 한다. 거짓이 드러나면 ‘유감’이라 하고 또 다른 의문을 불러온다. 저지르고 책임지지 않는 일, 세상은 그것을 정치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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