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까지 보고 못 받았다”…“10시 36분에 지원 지시”
[앵커]
이태원 참사 피의자 가운데 하나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그동안 늑장 대응의 요인으로, '보고 자체를 늦게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왔습니다.
밤 11시쯤이 첫 보고 시점이었다고 했는데, KBS가 내부 무전 기록을 입수해 봤더니 그보다 이른 10시 30분대에 이미 서장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이 전 서장은 상황을 잘 모르는 가운데 내린 지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참사는 10월 29일 밤 10시 15분 쯤 발생했습니다.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그로부터 50분이 지나 인근 파출소에 도착했습니다.
'늑장' 논란이 불거지자 애초에 보고 자체가 늦었다는 해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지난 16일 : "(밤 11시 전에)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이태원 참사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은 23시 경입니다."]
KBS는 이 주장과 다른 정황을 용산경찰서 112 무전망 기록에서 확인했습니다.
먼저 참사가 발생하고 4분쯤 뒤, 용산서 112 상황실장이 '사람이 깔렸다'며 상황을 처음 알립니다.
2분 뒤엔 더 다급한 어조로 '사람들 다 깔린다'고 외칩니다.
10시 35분, 이번엔 "용산, 용산서장"이라며 이임재 당시 서장이 등장합니다.
이어 10시 36분엔 "동원 가능 경력", "형사1팀부터 교통경찰까지 전부 보내달라"고 지시합니다.
정황 상 이 시점은 대통령실 인근 집회관리 후 식사를 마친 이 전 서장이 관용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던 때로 추정됩니다.
이 전 서장은 교통정체 속에서도 차량 이동을 고수하다 현장 도착이 늦어졌는데, 무전 기록대로라면 당시 차 안에서 이미 현장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전 서장은 그러나 "무전만으로 상황을 알 수는 없었다"고 KBS에 해명했습니다.
"당시 수행 직원에게 상황 파악을 지시했지만, 112 상황실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신의 지시도 "현장 직원들이 잘 대처하도록 경각심을 가지란 취지였다"며, 11시 전까진 상황을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공식 무전 기록에서 20여 분 빠른 '지시'가 확인됨에 따라 국회 '위증' 논란 등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고 특별수사본부도 이 부분 '허위 진술'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고석훈/자료제공: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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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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