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무전에도... 경찰은 참사 당일 차로 확보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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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서울 용산경찰서가 차도로 밀려나오는 인파를 인도로 다시 밀어올리며 차로 확보에만 매달린 정황이 확인됐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가 공개한 용산서 112무전망 기록에 따르면, 사고 당일 현장에 있던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은 오후 7시 5분쯤 해밀톤호텔 앞쪽으로 경찰관 4명 정도를 배치해 차도로 나오는 인파를 인도 위로 올려보낼 것을 무전으로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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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오후 9시쯤 "대형사고 건"
용산서는 "인파 차도 못 오게 막아"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서울 용산경찰서가 차도로 밀려나오는 인파를 인도로 다시 밀어올리며 차로 확보에만 매달린 정황이 확인됐다. 반복된 압사 위험 신호를 무시한 용산서의 대처가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의 밀집도를 높여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가 공개한 용산서 112무전망 기록에 따르면, 사고 당일 현장에 있던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은 오후 7시 5분쯤 해밀톤호텔 앞쪽으로 경찰관 4명 정도를 배치해 차도로 나오는 인파를 인도 위로 올려보낼 것을 무전으로 지시했다. 오후 8시 48분엔 "차도로 나와 있는 인파들 무단횡단 못 하도록 조치 바람"이라고 지시했다. 오후 6시쯤부터 핼러윈 인파가 몰리며 압사 위험 신호가 수차례 있었지만, 경찰은 정반대로 대처한 셈이다.
참사 1시간여 전인 오후 9시쯤엔 대형사고 위험을 알아챈 서울경찰청의 질서 관리 요청도 있었다. 오후 9시 1분쯤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근무자는 "핼러윈과 관련해 계속해서 추가 112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대형사고 및 위험방지 건"이라며 용산서 112상황실에 무전을 보냈다. 서울청 112상황실은 무전 직전 접수된 112신고를 코드제로(가장 긴급한 상황)로 분류했다.
하지만 용산서 대처는 여전히 골목길 통행보단 차로 확보에만 집중됐다. 112상황실장은 오후 9시 12분쯤 사고가 발생한 골목의 술집 이름을 언급하며 "와이키키 골목에서 일시에 많은 인파가 터져 나왔다"며 교통경찰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오후 9시 23분에는 "경력이 밀어서 (차로) 1개반 확보했다. 이태원파출소 건너편 3개 하위차로에 순찰차를 고정 배치해 인파가 차도로 못 내려오도록 하라"는 지시까지 내리며 차도 확보에 신경 썼다.
결국 참사 발생 1시간 뒤인 오후 11시 9분이 되어서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뒷골목 쪽 인파가 많아 잼(정체) 많이 걸리고 있으니 근무자들은 차도 쪽으로 인파를 밀어낼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당시 용산서 112상황실장과 서울청 112상황3팀장, 류미진 총경 등 서울청과 용산서 상황실 근무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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