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당한 벤투의 사과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이 자신의 퇴장으로 포르투갈과 최종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하는 것에 고개를 숙였다.
벤투 감독은 29일 카타르 도하의 베이스캠프인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먼저 우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 우리 팀을 이끌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8일 가나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패배한 직후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항의하다가 레드 카드를 받았다. 1골차로 끌려가던 한국이 추가 시간 막바지 코너킥을 얻었는데, 그대로 경기를 끝낸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당시 상황을 냉정하게 곱씹을 때 주심에게 항의한 벤투 감독의 행동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나폴리), 김진수(전북)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 투혼을 벌이며 경기를 뛰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더욱 신중해질 필요가 있었다. 더군다나 테일러 심판은 감독의 퇴장도 거리끼지 않는 성향으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벤투 감독은 “나도 사람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심판이 주심을 맡았는데, 우리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며 “전·후반 판정이 명확하지 않았다. 전반은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에는 그렇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벤투 감독의 퇴장 여파가 가장 뼈아픈 것은 역시 12월 3일 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릴 포르투갈전에 벤치에 앉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선수단과 통행할 수 있지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하프타임에 라커룸도 출입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이 과거 조국인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던 터라 누구보다 내밀한 사정과 정보를 잘 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벤투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하는 점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인정한 뒤 “나를 제외한 코칭스태프들도 모두 실력이 있고,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난 경기가 열릴 때까지 선수들이 최대한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 포르투갈과 같은 팀을 이기려면 많은 것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정과 어긋나는 팀과의 연락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전에 부상 선수인 김민재와 황희찬(울버햄프턴) 등에 출전과 관련해 “김민재는 본인의 희생과 의지로 팀을 돕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황희찬은 부상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이번 대회를 시작했다”며 “두 선수 모두 상태를 지켜본 뒤에 출전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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