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나도 있다... 포르투갈 페르난드스, 16강 확정 지은 두골

박강현 기자 2022. 11. 2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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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의 별]
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의 브루누 페르난드스(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우루과이와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이날 혼자 두 골을 넣은 페르난드스의 활약에 힘입어 경기를 2-0으로 승리,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포르투갈은 내달 2일 한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연다./AFP 연합뉴스

새로운 태양은 솟아오르기 마련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는 포르투갈(FIFA 랭킹 9위) 출신으로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더불어 10여 년 축구판을 지배해왔다. 하지만 나이 탓에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호날두의 노쇠로 포르투갈도 그와 함께 축구 강국 반열에서 사라지나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호날두를 대체할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브루누 페르난드스(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포르투갈은 2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14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페르난드스의 두 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했다. 앞서 가나를 3대2로 격파했던 포르투갈은 이 경기에서 이기면서 조별리그 2연승(승점 6점)을 달리며 최소 조 2위 자리를 확보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내달 3일 한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조 1위 수성에 도전한다.

H조에서 1위를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대결에서 포르투갈은 쉴 새 없이 골문을 두드렸고, 우루과이는 날카로운 역습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팽팽한 균형을 깬 건 페르난드스의 오른발이었다. 후반 9분 우루과이 진영 왼쪽에서 페르난드스가 상대 수비수 사이로 가볍게 올려 차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때마침 상대 문전으로 달려들며 뛰어오른 호날두가 골키퍼 세르히오 로체트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공은 호날두의 머리를 스치듯 지나쳐 그대로 골망에 빨려들어갔다. 호날두는 본인의 골인 줄 알고 세리머니를 했으나, 이는 결국 페르난드스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페르난드스는 후반 막판엔 상대 수비수의 핸드볼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었고, 직접 키커로 나서 골망을 흔들었다.

어릴 적 호날두를 우상으로 삼아온 페르난드스는 그의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손꼽힌다. 넓은 시야와 상대 수비수를 교란하는 발재간을 갖췄고, 중요한 순간엔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골 결정력도 장착해 차세대 호날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가나와의 1차전에서 페르난드스는 후반에 터진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하파엘 레앙(AC밀란)의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체력도 뛰어나다. 그는 1차전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11.59km)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양 팀 통틀어 둘째로 많은 활동량(11.53km)을 남겼다.

19세 이하 대표팀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조국의 유니폼을 꾸준히 입었던 페르난드스는 2020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입단했다. 호날두와 폴 스콜스(은퇴)가 함께 뛰던 시절(2003~2009년) 맨유의 팬이 된 그는 이때를 “꿈이 실현된 날”로 규정했다. 최근 호날두가 맨유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결국 작별에 이르게 되면서 페르난드스와 그는 불편한 관계라고도 알려졌으나 페르난드스는 “그와 함께 뛰는 것은 특권이고, 내 꿈이기도 했다”며 일축했다.

페르난드스의 가족도 경기력의 원동력이다. 고교 시절 만난 동갑내기 아나 피뇨씨와 결혼에 골인한 그는 슬하에 딸과 아들을 두고 있다. 골을 넣을 때마다 귀를 막는 세리머니를 하는 것도 그의 5세 딸 마틸드가 그를 못 들은 척하는 애교를 따라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이날도 두 번째 쐐기골을 넣고 페르난드스는 슬라이딩을 하고 양쪽 귀를 가리며 ‘딸 바보’임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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