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출귀몰한 ‘투명인간’…홀로 돋보인 카제미루

이두리 기자 2022. 11. 2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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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위치 선정 홀딩 미드필더
공격진 침묵 속 스위스전 결승골
브라질 16강 견인한 주인공으로
브라질 축구대표팀 카제미루가 29일 열린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손을 들어 세리머니하고 있다. 도하 | AP연합뉴스

“나의 최우선 목표는 불을 끄는 것이다. 하지만 슛을 할 기회도 중요하게 여긴다.”

브라질의 카제미루(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말했듯이, 그의 포지션은 ‘급한 불을 끄는’ 수비에 치중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보다 오프더볼 상황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상대의 역습을 단단하게 틀어막는 역할을 해 왔다.

신출귀몰한 위치 선정 능력으로 인해 ‘투명인간’으로 불렸던 카제미루는 29일 열린 스위스와의 G조 조별리그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그 누구보다 ‘잘 보이는’ 주인공이 됐다.

주축 공격수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가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브라질은 후반전이 끝나갈 때까지 골이 터지지 않으며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세계 최강 ‘삼바군단’의 자존심을 지킨 주역은 카제미루였다. 카제미루는 후반 38분 호드리구의 원터치 패스를 논스톱 아웃프런트 킥으로 마무리하며 스위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카제미루의 월드컵 데뷔골이다.

네이마르와 히샤를리송,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 강력한 공격수들이 포진한 브라질에서 카제미루는 포백과 미드필더를 연결하는 홀딩 미드필더로서 ‘언성 히어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영국 ‘BBC 스포츠’에서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전 브라질 국가대표 지우베르투 시우바는 “카제미루는 브라질이 볼을 잃을 상황에 항상 준비돼 있다”며 그의 오프더볼 경기력을 높게 평가했다.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카제미루를 ‘중원의 시멘트’라고 표현했다. 텐 하흐 감독은 “카제미루는 팀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경기를 읽을 수 있고, 선수들에게 올바른 위치를 지시한다. 라인 사이의 패스를 보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극찬한 바 있다. 카제미루는 지난달 맨유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 스페인 라리가 3회 우승, 2019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경험한 카제미루는 선수 생활 13년 동안 굵직한 대회 트로피를 여러 번 들어 올렸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카제미루는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골을 넣긴 했지만, 팀 전체를 도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며 “이기면 같이 이기고, 지면 같이 진다. 월드컵에서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단합력을 발휘해 경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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