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없는 최종전…‘4년 동행의 힘’ 믿자
포르투갈전은 관중석서 지켜봐야
수석코치, 최악의 위기 ‘단결’ 강조
한국이 가나전에서 잃은 것은 승점 3점이 전부가 아니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사령탑 1호 퇴장으로 조국인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벤치에 앉아 지휘할 자격을 빼앗겼다.
벤투 감독은 28일 카타르 도하 인근의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배한 직후 주심 판정에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1골차로 끌려가던 한국이 경기 막바지 코너킥을 얻었는데, 잉글랜드 출신의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바로 경기를 끝내자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미 경기 종료가 선언돼 상황을 바꿀 수 없는데 그라운드까지 뛰어 들어간 그의 행동은 너무 많은 여파를 각오하게 만들었다. 벤투 감독은 당장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해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나와야 했다. 12월3일 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릴 포르투갈과의 H조 최종전은 선수단과 버스로 동행할 수 있지만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무전이나 전자 장비를 통한 팀과의 연락은 철저히 금지되며 하프라인 라커룸도 출입할 수 없다.
한마디로 벤투 감독은 16강 운명이 걸린 포르투갈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방법이 없다. 포르투갈과의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이 한국 축구 사령탑으로 그의 마지막 행보가 될 수도 있다.
일단 벤투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함께 철저히 포르투갈전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코스타 수석코치는 “벤투 감독이 벤치에 앉을 수는 없어도 똑같은 수준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손실이겠지만 더 단결해 공격적인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늘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나 부진, 전술 변화에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포르투갈전은 골득실도 중요한 만큼 더욱 적극적인 조처가 필요한데, 벤투 감독의 부재로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감독님이 벤치에 앉지 못하는 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 선수들이 훈련에서 감독님이 말씀해주시는 부분을 이행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알라이얀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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