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대출 금리 10년 만에 연 7% 돌파
가계대출·주담대 등 모두 오름세
지난 10월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10년여 만에 연 7%를 돌파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신·대출 금리 모두 오름세를 지속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를 보면 10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34%로 한 달 새 0.1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12년 6월(5.38%) 이후 10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일반 신용대출 금리의 오름폭이 컸다. 10월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연 7.22%로 한 달 새 0.6%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2013년 1월(7.02%) 이후 9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 수준은 2012년 6월(7.89%) 이후 가장 높았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양도성 예금증서(CD), 은행채 단기물 등 지표금리가 크게 상승했고, 일부 은행에서 고신용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4.82%)는 9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오름폭은 크지 않았지만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2012년 5월(4.85%) 이후 가장 높았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29.0%로 9월(24.0%)보다 5.0%포인트 높아졌다.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취급이 늘면서 고정금리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대출 금리도 연 5.27%로 9월(4.66%)보다 0.61%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2012년 9월(5.30%) 이후 10년1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며, 상승폭(0.61%포인트) 기준으로도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2.46%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지표금리가 상승한 데다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은행 대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기업대출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연 5.08%로 0.70%포인트,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5.49%로 0.62%포인트 올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도 연 3.38%에서 4.01%로 0.63%포인트 상승해 4%대를 넘어섰다. 2009년 1월(4.1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를 뜻하는 예대마진은 신규취급액 기준 1.25%포인트로 9월(1.33%포인트)보다 0.08%포인트 줄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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