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수용소 중학생도 있었다…미군 사진서 확인
제주4·3사건 당시 미군이 촬영한 제주농업학교 수용소 사진과 사진설명, 이를 첨부한 공문이 확인됐다. 사진에 설명이 첨부된 자료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설명에는 당시 수용소에 중학생 등 미성년자가 포함됐다는 내용도 기재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24일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추가진상조사 분과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추가진상조사 수행 경과를 보고했다고 29일 밝혔다.
4·3평화재단 추가진상조사단은 지난 3월부터 미국 현지의 자료 조사와 일본 재일제주인 대상 조사, 국내 국가기록원, 경찰청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단은 미국 현지 조사에서 1948년 6월 미군이 제주농업학교 수용소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이 미 극동사령부와 워싱턴의 미 육군부 정보국에 보고됐음을 알려주는 보고서를 새롭게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는 19장의 사진이 있고, 사진설명이 첨부됐는데 당시 수용자 가운데 중학생 등 미성년자들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이번에 발견된 사진 19장 중 11장은 기존에도 공개된 사진이고, 8장은 새로 입수된 사진이다. 하지만 기존에 공개됐던 사진 역시 설명이 없어 자세한 내용과 배경을 알 수 없었다. 또 사진과 사진설명을 통해 수용시설의 방역 물자 등을 미군정이 지급했음을 확인했다.
제주4·3평화재단 조사단 관계자는 “사진설명과 이를 첨부해 미 상부까지 보고됐다는 내용의 공문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학생 등 미성년자의 수용 사실이 담긴 보고서가 본토 미 육군 정보국까지 보고된 점을 감안하면 미군도 제주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미군이 제주에 대한 정기적인 시찰을 통해 군의 사기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 권고문도 발굴했다. 조사단은 이외에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 중인 1715건, 1만3334장의 문서와 사진, 항공사진, 지도 등을 수집했다.
4·3평화재단은 앞으로도 미국과 호주 등 주요 관련 국가의 기록물 수집을 위한 현지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4·3 추가진상조사는 2021년 3월 4·3특별법이 개정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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