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문제 “이상 무”…영어 23번 심사 제외
663건 중 중복 등 제외한 214건·67개 문항 모두 인정 안 돼
“영어 23번 동일 지문은 우연…문항 유형·선택지 구성 달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7일 치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출제오류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유명 입시학원의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동일한 지문이 출제된 영어영역 23번은 이의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29일 “수능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면밀히 심사한 결과 문제와 정답에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3학년도 수능의 최종 정답은 수능 당일 발표된 정답 가안대로 확정됐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의신청 기간이었던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접수된 이의신청은 663건이었다. 이 가운데 정답 확정과 관계가 없거나 중복되는 449건을 제외한 이의신청 214건, 문항 67개가 심사대상이 됐다. 평가원은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이의심사실무위원회의 심사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67개 문항 모두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수능이 처음 시행된 1994학년도 이후 수능 출제오류는 2004학년도 언어영역(현 국어영역)을 시작으로 총 9차례 발생했다.
올해 수능에서 문항 자체의 오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라 지난해와 같은 출제오류 소송 사태가 재발하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 지난해에는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 평가원이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가 수험생들이 소송을 제기해 ‘빈칸 성적표’가 배부됐고, 결국 법원이 출제오류를 인정했다. 평가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고난도 문항 검토절차를 신설하고 출제기간과 검토위원을 늘렸다.
올해 접수된 이의신청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영어영역 관련 이의제기는 평가원의 이의심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영어 듣기평가 관련 불만이 215건, 유명 학원의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동일한 지문이 출제된 23번 문항에 대한 이의제기가 127건이었다.
평가원은 듣기평가와 지문에 대한 이의제기는 문항이나 정답 오류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의신청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영어영역 23번 문항은 특정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동일한 출처의 지문을 활용했으나 지문의 출처만 같을 뿐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달랐다”고 말했다.
앞서 평가원은 23번 문항 지문이 사설 모의고사와 겹친 이유에 대해 “우연의 일치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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