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납치됐어”…전화번호까지 진짜
[KBS 춘천] [앵커]
어느날 갑자기, 아들이나 딸이 '아빠, 나 납치됐어.'
이런 전화를 받는다면 어떨까요?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인데요.
그런데, 요즘 이런 전화를 받는 엄마, 아빠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물론 전화사기, '보이스피싱'입니다.
조휴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홍천의 한 편의점.
노부부가 불안한 듯 휴대전화를 들고 매장 안을 서성거립니다.
계산대 안쪽에서 통장을 꺼내기도 합니다.
딸로부터 어딘가에 납치돼 있다는 전화를 받은 겁니다.
["내가 보증을 서줬어. (너 지금 어디야?) 나 지금 지하 창고 같은 데 끌려왔어. 나보고 돈 내달래."]
실제 딸이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 번호로 걸려온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를 하고, 딸과 직접 통화를 하고 나서야 '보이스피싱'인 것을 알았습니다.
[전화사기 피해자 : "굉장히 당황스럽고. 뭐라고 그럴까, 떨렸어요. 딸 핸드폰 전화에다가 딸 얼굴까지 나오는데 감쪽같이 속았고. 하여튼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처음에는."]
예전에는 모르는 전화번호로 가족을 사칭해 문자를 보냈지만, 최근에는 피해자 휴대전화에 저장된 가족의 연락처를 이용해 속이는 수법까지 나온 겁니다.
강원도 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17년 37억 원 수준에서 2018년엔 120억 원으로 3배 넘게 늘더니 2019년부터 지난해까진 3년 연속으로 200억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박승율/강원경찰청 보이스피싱예방홍보팀장 : "납치를 빙자하거나 지인을 사칭하는 전화를 걸어 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한다면 무조건 의심하셔야 합니다."]
날로 진화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수법.
가족을 사칭해 문자나 전화로 돈이나 개인 정보를 요구할 경우, 일단 의심하고 사실 관계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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