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테슬라, 단일종목 혼합형 ETF 국내 첫 상장

이윤희 2022. 11. 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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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 삼성전자 채권혼합' 등
주식·채권 합친 ETF 6종 선봬
퇴직 연금 돈 굴리기에 매력적

단 한 종목 또는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증시에 첫 상장됐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삼성전자와 테슬라 등의 종목을 30% 담고, 나머지는 국고채 등 채권을 조합해 만들어낸 상품이다. 우리보다 앞서 단일 종목 ETF를 도입한 미국에서처럼 인기를 모을지, 향후 미국과 같이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도 출시될지 주목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6개 자산운용사가 발행한 '주식+채권 혼합형' ETF 6개 종목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가운데 한 종목만 담은 단일 종목 ETF는 4개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테슬라, 한화자산운용은 애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엔비디아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을 내놨다. 삼성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 ETF는 삼성전자 한 종목을 30%, 발행만기 5년 이하 국고채 9종목을 70% 비중으로 담았다. 미래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는 테슬라 29.5%, 발행만기 3·5·10년 국고채 9종목(70.5%)으로 짜여 있다. 한국투신운용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엔비디아 1종목이 30%, 잔존만기 2년 미만 국고·통안채 20종목이 70%가 담겼고, 한화 'ARIRANG Apple채권혼합Fn' ETF는 애플 1종목(30.0%), 발행만기 3·5·10년 국고채 9종목(70.0%)으로 구성된다.

상장 첫날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 ETF는 시초가 대비 0.05% 오른 9970원,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는 0.55% 내린 9950원 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시초가와 같은 1만원. 'ARIRANG Apple채권혼합Fn' ETF는 9860원(-1.45%)에 마감했다.

단일 종목 ETF는 지난 8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으로 출시가 가능해졌다. 기존에 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을 각각 10종 이상 담아 총 20종 이상으로 구성해야 했지만, 개정 이후 주식과 채권 구분 없이 총 10종 이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주식을 딱 1종만 담고 나머지 9종을 채권으로 채우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단일 종목 ETF는 퇴직연금 계좌의 주식형 자산 비중을 늘리고 싶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현행 제도상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위험자산(주식형) 투자 비중은 최대 70%로, 30%는 채권형 또는 채권혼합형 상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주식 비중이 40% 아래인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가령 단일 종목 ETF에 30%를 넣고 위험자산으로 주식형 ETF에 70%를 넣으면 계좌 내 주식 비중은 약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주식 비중을 더 높이고자 한다면 소수 종목 ETF 투자도 고려해 볼 수 있다.소수 종목 ETF의 경우 주식으로 최대 40%까지 담을 수 있다. 2개 이상 종목을 담은 주식 바스켓 혼합형의 경우는 채권혼합형의 주식 투자한도(40%)를 고려해 주식과 채권 비중을 4대 6으로 할 수 있다.

이날 출시된 KB자산운용의 'KBSTAR 삼성그룹 Top3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삼성그룹 대표 우량주 3종목(40.0%), 발행만기 3·5년 국고채 10종목(60.0%)을 담는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TOP5 채권혼합40Solactive' ETF는 미국 시가총액 '톱5' 5종목(40.0%), 잔존만기 평균 0.3년 통안채 9종목(60.0%)으로 구성한다.

다만 분산투자가 특징인 ETF가 굳이 단일 종목만을 담아 출시되는 목적은 결국 특정 종목에 대한 레버리지·인버스 투자를 위해서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7월 미국에서 선보인 단일 종목 ETF는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가 주를 이뤘다. 테슬라, 엔비디아, 화이자 등 단일 종목에 대해 매일 레버리지나 인버스(반대) 포지션 등을 선택 투자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국내 투자자들도 특정 종목에 대한 공매도 거래 전략 등에 ETF를 활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레버리지·인버스 단일 종목 ETF가 나오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단일 종목혼합형 ETF 대한 레버리지, 인버스 ETF 출시가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해당 종목만을 추종하는 미국과는 달리 국내에선 ETF 내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이 정해져 있어 실제로 상품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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