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위믹스 상폐 파장 어디까지?…“정당” vs “수퍼갑질”

정재우 2022. 11. 29. 18: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얼마 전 대형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토종 가상화폐로 불리는 위믹스에 대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상장폐지를 결정한 거래소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가상화폐 발행사는 슈퍼 갑질이라며 법적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정재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새 뉴스에 위믹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 가상화폐인건 알겠는데 뭐가 좀 색다른 점이 있는 겁니까?

[기자]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화폐 이름인데요.

당연히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고요.

동시에 위메이드가 만든 게임 안에서는 마치 상품권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일종의 게임머니인 셈이죠.

게임하면서 번 게임머니로 돈도 벌 수 있다는 건데, 이런 사업모델을 가리켜 P2E라고 합니다.

즉 위믹스와 같은 가상화폐와 게임을 연동되게 만들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앵커]

자세한 내용 들여다보죠.

지난 24일이죠.

저녁 7시를 훌쩍 넘긴 때 갑자기 공지문이 뜨면서 상장폐지 예정이 공개된거죠?

[기자]

다음 달 8일부터 위믹스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말이 거래지원 종료이지, 원화 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5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퇴출된다는 건 주식으로 치면 상장 폐지와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이 때문에 공지문이 뜨기 직전까지 2천 원 선에 거래되던 위믹스 코인 가격이 500원대로 급락했습니다.

상장폐지 결정 전날 5,300억 원이었던 시가총액은 오늘 정오 기준 1,3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위믹스의 가치가 4분 1토막이 났다는 거죠.

[앵커]

그럼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거죠?

뭘 잘못한 겁니까?

[기자]

위믹스 발행사가 투자자들을 속이고 시장 신뢰를 훼손했다, 그래서 재발 방지를 위해 상장 폐지한다는 게 거래소 입장입니다.

가장 큰 문제로 회사가 공시한 유통량이 실제 유통량과 달랐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회사가 투자자들한테는 위믹스 코인을 1억 2천만 개만 유통하겠다고 밝혔는데, 공시와 다르게 추가로 2억 개나 더 시장에 유통시켰다는 겁니다.

코인 유통량은 가격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거든요.

근데 이걸 속였다는 거라 그만큼 큰 잘못을 했다는 겁니다.

거래소들은 한 달 전인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위믹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유통량 문제를 지적했고요.

이후 계속 발행사인 위메이드 측과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을 해왔는데, 유통량 문제가 반복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게 거래소들의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위믹스는 다음 달 8일까지만 거래가 가능하고요.

이후 한 달간 내년 1월 7일까지는 출금만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 결정에 위믹스 발행사가 강하게 반발했죠?

[기자]

상장폐지가 결정된 바로 다음 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상장폐지 결정은 '갑질'이라며 거래소들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어제는 업비트와 빗썸 2개 거래소를 대상으로 상장폐지 결정을 무효로 해달라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요.

이번에 4개 거래소가 함께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을 두고, 이런 결정은 담합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도 밝힌 상태입니다.

위메이드 측은 유통량이 늘긴 했지만, 실제로 시장에 풀린 건 아닌만큼 이를 실제 유통된 것으로 집계해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또 거래소들이 유통량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고,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양쪽 얘길 들어보면 서로 말이 다른 부분도 있어서, 법원 판단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게 가상화폐 발행사와 거래소가 강하게 맞서고 있는데, 위믹스 투자자들은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수 있죠.

문제는 이런 일이 언제든 또 벌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5대 거래소 자율기구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가 문제가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면 언제든 상장폐지가 가능합니다.

물론 자체적인 판단 기준은 있겠지만, 그 기준이라는 게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도 아니어서 이번 위믹스 사태처럼 발행사 불복과 법적 분쟁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은 어떤 입장이죠?

[기자]

현재로선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 법안은 사실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자 보호와 가상화폐거래소 관리감독 등을 위한 여러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긴 한데, 아직 본격적인 논의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또 발의된 법안마다 입장 차가 너무 커서 법안 통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금융당국은 관련 법이 없어서 관여하기 어렵다면서, 법안 통과를 위해 힘쓰겠다, 개선점이 있는지 찾아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습니다.

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훈

정재우 기자 (jjw@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