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K메디치를 만나다] 0.1㎜ 디테일의 기술 장인 키운다

박준호 기자 2022. 11. 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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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음악 스튜디오에 국내 주요 공연장의 피아노의 음을 표준에 맞게 조율하는 피아노 조율사 20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모인 자리는 삼성문화재단과 한국피아노조율사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국내 피아노 조율사 양성 심화과정' 수업이었다.

양측은 국내의 젊은 우수 피아노조율사 20명을 선발, 지난 8일부터 25일까지 총 63시간에 걸쳐 서울 금천구의 협회 사무실과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를 오가며 교육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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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문화재단의 '피아노 조율사 양성'
젊은인재 20명 '심화과정' 수업
해외전문가 초청 현장교육
스타인웨이 해체·복원·조율 실연
[서울경제]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음악 스튜디오에 국내 주요 공연장의 피아노의 음을 표준에 맞게 조율하는 피아노 조율사 20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모인 자리는 삼성문화재단과 한국피아노조율사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국내 피아노 조율사 양성 심화과정’ 수업이었다.

협회가 독일에서 초빙해 온 조율사 롤랜드 지니커가 제반 과정을 실연하는 동안 모두들 설명하는 말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피아노 조율은 0.1㎜의 차이로도 음이 달라질 수 있는 미세한 작업이다. 지니커는 작업 내내 “완벽한 조율을 위해서 조금씩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작업해 간다” 등 조율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들려줬으며, 국내 조율사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했다.

독일의 피아노 조율사 롤랜드 지니커가 지난 17일 조율 과정을 실연하는 것을 수강생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문화재단

양측은 국내의 젊은 우수 피아노조율사 20명을 선발, 지난 8일부터 25일까지 총 63시간에 걸쳐 서울 금천구의 협회 사무실과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를 오가며 교육을 진행했다. 젊은 우수 조율사들을 대상으로 심화과정 수업이 열리기는 모든 관련 단체를 통틀어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재단과 협회는 2017년부터 국내에서 피아노 조율사들을 대상으로 기술세미나를 열고 교육 동영상을 제작하는가 하면 해외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조율사 양성을 위한 연수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특히 지니커가 스타인웨이의 연주용 그랜드피아노 한 대를 해체한 뒤 이를 복원해 조율하는 과정을 직접 보여준 것이 이번 교육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는 16~18일 3일간 이 과정을 직접 실연했으며, 19일에는 국내 조율사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지니커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면서 독일 뮌헨, 함부르크 등지에서 콘서트홀 피아노 전문 조율사로도 경력을 쌓았다.

그는 수업 중간 서울경제와 만나 주로 디테일한 부분을 강조했다며 “작은 차이일 수 있지만 연주자들에게는 큰 차이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조율사에 대해서는 “이미 피아노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한 수준이다. 본인은 작은 부분만 도와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독일의 피아노 조율사 롤랜드 지니커가 지난 17일 조율 과정을 실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문화재단

교육에 참여한 조율사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냈다. 김현용 한국피아노조율사협회 회장은 “속도전으로 한다면 국내 조율사들도 밀리지 않지만, 한국 조율사들에게서 못 보는 디테일이 있다”고 평가했다. 덕원예술학교 전속 조율사로 활동 중인 이남인 조율사는 “일률적인 조율 이론보다 나에게 맞는, 연주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모든 과정을 음악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무대 뒤에서 묵묵히 활동하며 문화 인프라를 뒷받침하고 계신 분들에 대한 양성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피아노조율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공연 인프라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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