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크립토 시장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길재식 2022. 11.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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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윈터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투자금이 회수되고 거래량이 줄어든다. 자산 가격이 전년도 고점에 비해 급격하게 떨어져 수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된다. 2018년 1월부터 가상자산 버블이 빠지면서 크립터 윈터가 처음으로 발생,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80% 이상 하락했다. 하락 원인으로 정부당국의 강력한 규제, 국제정세, 경기침체, 주요 가상자산 프로젝트 변경이나 철회 등 다양하다.

2021년 중국 정부의 가상자산 단속 강화, 채굴 금지, 금융기관 가상자산 거래 중단과 이어진 각국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 등으로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하고 이에 따라 알트코인 가격이 덩달아 하락했다. 그 시점 이후 현재까지 크립토 윈터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양적 완화 정책, 초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오프쇼어 공급망 위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이에 따라 가상자산 가치 하락과 투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자본시장도 주식 가격이 급락하고 금융자산 운용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기존 금융자산과 가상자산이 연동돼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루나와 FTX 사태, 거래소 상장 자산 폐지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치명상을 입고 더욱 얼어붙고 있다. 골이 깊으면 봉우리가 높고 겨울이 추우면 무더운 여름이 오듯 가상자산 겨울은 언젠가 회복되어 활황시장으로 달려갈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다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정부 규제, 경제 펀더멘털, 국제정세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전통적 경제 생태계 변화와 궤를 함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경제나 경기가 회복되면 가상자산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상자산이 기존 피아트 자산의 대체재라기보다 보완재 모습을 하고 있다. 과연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될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 가고 있다. 업권법 제정 등 가상자산 친화적 움직임도 있지만 우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적 입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경기 회복 역시 낙관보다는 비관이 앞선다.

리스크 헤징을 위한 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가상자산이 최근 기관 투자 포트폴리오에 활발히 포함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극심한 가격 변동으로 본격적 투자운용 수단은 되지 못하고 있다.

화폐 발행이나 운용 과정이 투명한 암호화폐를 초인플레이션 시대의 주요 자산 방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거래소가 전년 대비 30여개로 늘어 나며 투자자와 총투자액도 증가하고 있다. 크립토 윈터에도 수익을 내는 가상자산이 등장하고 있다. 극심한 가격 변동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존 자본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가상자산을 별도의 자산으로 취급하는 대신 기존 자본시장의 금융자산들과 연동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존 자본시장의 자산 평가나 투자분석기법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운용에 반영되고 있다. 물론 극심한 가격 등락, 과거 시장 데이터 부족과 온·오프라인 간 데이터 괴리, 자료 수집 및 신뢰성 부족으로 향후 가치 예측에는 한계가 있지만 투자에 대한 기본 전략 수립에는 도움이 되고 있다.

가상자산을 기존의 경제생태계나 자본시장과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 가상자산의 경제적 투자가치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투자가치가 저평가됐다면, 과대 평가됐다면 그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와 연구가 필요하다. 가상자산 시장의 활황에 대한 단순한 기대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가상자산의 정밀한 가치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비트코인의 가치 평가 방법은 가치저장 수단으로 쓰이는 다른 자산과 여러 가지 지표를 비교한 뒤 상대적인 가치를 역산해 내는 방법이다. 2020년 8월 세계적 펀드운용가 폴 튜더 존스는 가상자산(비트코인)의 가치를 현금·금 및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에 비해 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구매력, 신뢰도, 유동성, 휴대 가능성을 기준으로 각 자산의 가치총점을 구한 후 이를 시가총액과 대비해 상태 가치를 구했다. 그의 결론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종합 점수로 매긴 순위에선 최하위(43점)였지만 점수를 토대로 추산한 적정 시가총액은 현재 시가총액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예를 들면 비트코인의 총점은 금융자산 총점(71점)의 63%에 이르지만 전체 시가총액은 금융자산의 1200분의 1이라는 것이다. 존스의 전제와 논리를 활용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의 크기는 적정한 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며, 향후 성장 가능성이 짙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상대가치방법과 더불어 가상자산 가치평가는 시장수요 공급곡선이나 주식 분석에 사용되는 그래프 기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 종목별 분석에 추가해 시장 전반에 대한 추세 분석도 중요하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나 당국의 강한 규제 및 펀더멘털 취약성도 고려돼야 한다. 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대장 가상자산과 타 알트코인들과의 차별적 평가 요소 반영도 중요하다. 가상자산 시장 회복에 대한 맹목적인 낙관이나 불신은 금물이며, 투자분석에 대한 전문성을 기준으로 시장 변동을 냉철하게 예측해야 한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smi9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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