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회사채에 5400억 몰려

DGB금융 지급보증 효과
1800억 모집에 3배 응찰

중소형 증권사 자금 조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하이투자증권 채권 발행이 호조를 보였다. 한국전력 채권(한전채) 등 신용등급 최상위 등급(AAA) 공사채 중심으로 퍼진 채권시장의 온기가 크레디트물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하이투자증권 회사채(DGB금융지주 지급보증, AAA)는 최대 발행 규모인 3000억원으로 발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년 1300억원, 2년 200억원, 3년 300억원 규모로 총 1800억원을 발행키로 했는데 이날 수요예측 결과 응찰액 5410억원이 몰리며 최대 발행액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만기별로 1년 3540억원, 2년 710억원, 3년 1160억원 등 단기에 주로 자금이 몰렸다.

이번 하이투자증권 회사채는 하이투자증권의 모회사인 DGB금융지주가 지급보증을 하기로 하면서 DGB금융지주의 신용등급(AAA)으로 발행이 진행됐다.

금리는 5.4%대의 DGB금융지주의 민평(민간 채권평가기관 평균 금리)에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격차)를 더해 5% 후반대 금리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발행사인 하이투자증권은 이날의 수요예측 결과를 보고 만기별 발행액 등 최종 발행 규모를 이르면 30일 오전 중에 결정한다.

한 증권사 투자금융 관계자는 "자금시장 경색 이후 증권사들이 단기 기업어음(CP) 조달도 어려운 등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았던 상황에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DGB금융지주의 보증이 없었다면 하이투자증권 자체 신용등급으로는 발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 자체의 신용등급만으로 발행에 성공한 것이 아닌 만큼 크레디트물시장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와 한국은행이 잇달아 채권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이어 한국전력의 회사채가 민간 채권평가기관 평균 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하는 등 이전과 달라진 모습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SK(AA+)와 SK텔레콤(AAA)이 각각 30일과 다음달 6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들의 수요예측 결과가 크레디트물시장의 온기를 가늠할 잣대가 될 수 있다.

[강봉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