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휘청', 없으니 빌릴 수 밖에.. '빈익빈 부익부' 웃는 사람만 웃는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2. 11. 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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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예·적금 금리 인상에 '명암'.. 상환자 부담 가중
기준금리 등 1년여 만 최고.. 5% 중반 예금상품 등장
뭉칫돈 몰려 계좌 증가↔대출 금리 높아 서민 부담
제주 9월 기업 대출잔액 18조4,000억 원 작년보다↑
가계 대출 줄어.. 정부, 예금 금리 인상 '고삐' 과연


고금리 여파 속, 불확실한 경기로 인한 기업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소규모로 빌리는 가계(개인) 대출 패턴과 달리, 기업은 뭉칫돈이 몰리는 방식이라 자칫 부실 발생 땐 파장이 커질 수 있어 증가 폭 확대에 따른 우려가 가시질 않는 실정입니다.

'빈익빈 부익부', '있는' 이와 '없는' 이들 간의 희비도 확연하게 엇갈립니다.

금리 높은 예·적금 상품 등으로 자산을 지키고 수익까지 챙기는 이가 있는 반면, 연일 오르는 금리에 살림살이 걱정이 떠나지 않는 모습이 여전합니다.

급기야 올라가는 예금 금리 흐름에 정부까지 개입하고 나서, 은행권은 숨 고르기 중인데 이미 예금이나 계좌 규모는 꽤 늘었습니다.

■ 저축성 예금 역대 최대 총예금 787조 원.. 계좌 수도 급증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저축성예금 중 잔액 10억 원을 초과한 계좌의 총예금 규모는 787조9,150억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6조2,350억 원에 비해 71조6,800억 원, 10.0%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예금 규모만 커진 게 아니라, 계좌 자체가 증가했습니다.

상반기(지난 6월 말) 기준, 잔액 10억 원 초과 계좌 수는 9만4,000좌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4,000좌에서 11.9% 정도 늘었습니다.

■ 은행권 수신 금리 인상.. "대출 금리 인상 불가피"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은행권이 너도나도 수신금리를 올린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뭉칫돈, 즉 자금들이 은행으로 몰려 결국엔 시중에 자금 경색 우려를 부추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금리 인상 기조에 대출 금리만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지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만 빠듯해지는 상황을 초래합니다.

은행 대출 금리라는 게 자금 조달 비용에 따라 결정되는데, 예금 금리 역시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예금 이자란 게 자금 조달 비용의 일부인 만큼, 예금 금리가 오르면 자연 대출 금리도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건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 추이에 맞물려 최근 시중은행들이 제공하던 연 5%대 예금금리 상품들이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은행권에 대한 예금 금리 인상 자제 주문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9일 현재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살펴보면 대부분 최고 연 4% 후반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기업 대출 55.4% 늘어.. "중소기업, 대출 의존도 높아"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1~9월 이뤄진 제주도내 기업대출은 1조7,39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190억 원) 대비 5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한해 기업 대출 규모인 1조6,834억 원을 훨씬 넘어선 수준으로, 9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18조4,48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4.3% 늘었습니다.

지역의 경우 중소기업들의 대출 의존도가 높은데다, 회사채 시장 위축에 따른 기업의 대출 활용 지속 등으로 증가세가 지속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 이자 부담 가중 등.. 가계 대출 감소

같은 기간 제주도내 가계 대출은 6,232억 원 줄었습니다.

9월 말 기준 가계 대출 잔액은 17조40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감소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조5,871억 원으로 5.1% 늘어난 반면 기타가계대출 잔액은 11조4,532억 원으로 7.0% 줄었습니다.

여기엔 잇따른 금리 인상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연이어 기준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진 영향"이라며 "신용대출은 물론 마이너스통장 등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갚기 시작하면서 대출 규모를 줄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 연체율 추이 "더 지켜봐야".. 기업 대출 증가 '속도'

기업 대출의 9월 말 시중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21%로 2020년과 2021년 연평균 연체율(각 0.26%, 0.30%)에 비해 아직 큰 변동폭은 없지만, 앞으로가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연체라는 게, 당장 상황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기업이 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 불거지는데, 현재 경기 부침이 심한 기업 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제반 흐름에 대해 한국은행 측은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 대출을 유지 중인 기업이 많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고환율 등으로 인한 원자재가 상승 때문에 대출 받은 기업도 적잖은 게 기업 대출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수신 잔액 늘어.. 정기 예금 등 금리 추이 변수

기준금리가 3.25%로 1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면서 지역 금융기관 9월 말 수신 잔액은 35조4,466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13.2%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시중은행과 2금융권이 각각 1조9,643억 원, 1조3,329억원 늘었습니다.

지난해 시중은행 수신이 5,417억원, 2금융권은 1,146억 원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꽤 늘어난 수준입니다.

앞서 살펴봤듯 하반기 본격적으로 올라간 금리 인상 여파로 정기 예금 등에 뭉칫돈이 몰린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부 등 정책 당국의 수신 금리 제한에 따른 금융시장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 수신 금리만 제한하면 결국 금융 소비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나 지역적으로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1, 2금융권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만큼 업권간, 업권내 과당 경쟁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수신만 아니라 대출 금리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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