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전 심판 추정 인스타에 ‘문어 이모지’ 쏟아지는 이유
🐙🐙🐙🐙🐙🐙🐙🐙🐙🐙🐙
영국의 축구 심판 앤서니 테일러(44)의 이름으로 개설된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국 축구팬들이 ‘문어’ 이모지(Emoji·그림문자)를 댓글로 달고 있다. 흰 달걀이나, 가운뎃손가락을 형상화한 이모지 댓글도 여럿이다. 한국과 가나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 경기 주심을 맡은 테일러가 ‘편파 판정’을 했다는 이유로, 민머리인 그를 조롱하려고 남기는 이모지다. 테일러가 탈모 환자인지, 헤어스타일로 삭발을 고수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테일러가 탈모를 겪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그의 머리 스타일을 두고 인신공격 수준의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맥반석 계란” “타코야끼 아재” “머리카락 레드카드 받음” “머리도 없고 뇌도 없다” “대머리가 판정을 할 수 있느냐” 같은 내용이다. 이런 댓글을 두고 “나라 망신” “적당히 해야 한다” “한국인인 것이 부끄럽다”는 의견도 종종 나왔지만, 달려 있는 7만1000여개 중에서는 소수다. 테일러의 얼굴을 합성한 조롱 게시물도 수백건이다.

네티즌들은 테일러의 편파 판정으로 크게 두 가지 장면을 꼽는다. 전반 가나의 선제골 직전 가나 주장 안드라 아예우의 팔에 공이 닿았는데, 이것을 핸드볼 파울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후반 추가시간이 끝나기 직전 한국이 코너킥을 얻었는데 코너킥을 주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종료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코너킥 판정 뒤 항의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준 것도 한국 축구팬들의 비판 대상이다.
배우 류승룡도 이 같은 비난 행렬에 가담했다가 사과했다. 그는 가나전 패배 직후 자신의 계정으로 ‘테일러 인스타그램’에 문어 이모지 세 개를 남겼다. 소셜미디어에선 류승용의 문어 이모지 사용을 두고 통쾌하다거나 유쾌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심판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대머리’인 그의 외모를 조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더러는 나왔다. 류승용은 그 뒤 “생각이 짧았다”며 해당 댓글을 지웠다.
이 계정은 테일러 스펠링에 부호 섞은 인스타그램 주소를 사용하고 있지만, 테일러 심판 본인이 개설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업로드된 게시물은 2020년 8월 2일에 올라온 것 하나가 유일하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심판 앤서니 테일러의 공식 계정’이라는 소개글이 있지만, 인스타그램 측이 공식 인정한 계정에 붙는 인증 배지인 ‘파란 체크’는 달려있지 않다. 그러나 가나전 패배 화풀이가 목적인 네티즌들에게 계정 진위(眞僞)는 중요하지는 않은 듯 보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