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2조 투입해 누리호 업그레이드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 예타 통과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년부터 10년간 2조원을 투입해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업그레이드하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을 시작한다. 2023년부터 2032년까지 누리호보다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발사체를 개발해 달착륙선을 싣고 쏘아올린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열린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총 2조1324억원 규모로 예타 신청 금액보다 1200억원 정도 축소됐다.

이번 예타심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이번 심사에서 일부 예산항목을 축소했지만 일부 부족하다고 판단됐던 항목은 추가로 증액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 발사체를 개발해 2030~2032년까지 총 세 차례 발사할 예정이다. 마지막 세 번째 발사때는 달착륙선을 싣고 발사한다.

누리호는 1.5t 실용급 인공위성을 지구저궤도인 고도 600~800㎞ 상공에 투입할 수 있다면, 차세대발사체는 1.8t의 우주선을 달까지, 1t의 우주선을 화성까지 보낼 수 있다.

발사체에 싣는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의 무게를 늘리기 위해서는 엔진 성능 업그레이드 필수다. 누리호는 총 3단으로 이뤄졌지만, 새 발사체는 2단으로 개발된다.

누리호의 1단이 75t급 엔진 4개를 묶어 만들었다면 차세대 발사체의 1단은 100t급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5개를 묶어 만든다. 또 2단은 여러번 점화가 가능한 10t급 엔진을 2개를 묶는다. 특히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처럼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와함께 차세대 발사체에 추가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터를 개발한다. 2단 위에 추가로 장착하는 3단을 개발하고, 발사체 옆에 장착할 수 있는 고체 부스터도 개발한다.

다양한 부스터를 장착하게 되면 우주로 수송할 수 있는 무게를 더욱 늘릴 수 있다. 발사체 개발 계획안에는 기본형의 페어링에 3단을 추가할 경우 달까지 보낼 수 있는 수송량이 1.8t에서 2.7t까지 늘어난다. 또 1단 옆에 고체 부스터를 장착하면 달까지 최대 3.8t을 실어 나를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개발했던 나로호, 누리호와 달리 차세대발사체는 사업 착수 시부터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해 공동 설계에 돌입할 계획이다. 기업이 설계, 제작, 조립, 시험, 발사 등 발사체 개발, 운용의 전 단계에 참여하며 독자적인 발사체 개발 능력을 체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차세대발사체 개발이 완료되면, 현재 민간기업으로 기술이전 중인 누리호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사체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누리호는 지구 저궤도 위성(약 1.9t 이하) 투입, 차세대발사체는 누리호로 발사가 어려운 대형 위성 투입과 달, 화성 탐사선 발사 등 우주탐사에 활용할 계획이다.